말레이시아, 지리·문화적 장점 커국가간 생산·수출 위한 교두보 활용인도네시아·중동 등 대규모 할랄 시장 공략
  • ▲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선보였던 할랄 제품존ⓒCJ제일제당
    ▲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선보였던 할랄 제품존ⓒ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말레이시아를 거점으로 본격적인 ‘할랄’(HALAL) 시장 공략에 나선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근 말레이시아 신규 법인 ‘CJ FOODS MALAYSIA SDN. BHD’를 설립했다.

    그간 CJ제일제당은 말레이시아 현지 채널을 통한 일부 제품 판매를 이어왔지만 규모가 크지 않았다. 이번 현지 법인 설립은 본격적인 무슬람 인구 공략을 위함으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부터 미진입 국가 진출을 본격화하는 ‘K-푸드 신영토 확장’ 전략 하에 해외식품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로 올해 2월 비비고 만두 3종과 호빵 2종에 대한 할랄 인증을 받았다. 2013년 햇반·김치·조미김 등 30여개 품목에 대한 할랄 인증을 받은 지 9년 만이다.

    무슬람 소비자들은 종교에 따라 할랄 인증을 받은 식품만을 먹을 수 있다. 할랄이란 ‘허용된 것’이라는 의미의 아랍어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축부터 생산·제조·판매까지 엄격하게 관리된다.

    한국이슬람협회(KMF)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자킴(JAKIM), 인도네시아 무이(MUI) 등이 대표적인 할랄 식품 인증기관이다. 이들로부터 할랄식품으로 인정받아야 무슬림 지역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별도 생산시설을 구축해 할랄 심사를 받아야 하는 만큼 까다롭다.

    그럼에도 무슬림 공략에 나서는 것은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자료에 따르면 할랄 식품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8년 1조3690억 달러(약 1800조원)에서 연평균 6.3%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1조9720억 달러(약 26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와 이슬람 소비자 공략을 위한 최적의 국가다. 지리학적으로는 동남아시아이면서도, 인구의 60%가 이슬람 교도인 종교적 특징을 갖추고 있다. 말레이시아를 기반으로 할랄 문화권을 가진 국가를 공략하기 알맞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할랄 시장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도 호재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HALAL  INDUSTRY MASTER PLAN 2030’을 수립하고 2030년까지 할랄 산업 규모를 1132억달러 규모로 확대하기 위해 할랄 인증 간소화 등에 나서고 있다.

    인접한 인도네시아 공략도 가시권에 둘 수 있다. KOTRA에 따르면 지난해 약 3040억달러(411조9549억원)에 이르는 인도네시아 전체 할랄 시장 중 식음료 부문은 약 1350억달러(182조9405억원)으로 44.4%에 이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법인 설립은 신영토 확장의 전략의 일환”이라면서 “동남아시아와 중동 등 무슬림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