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신평‧한신평, 최근 SK증권 신용등급 나란히 하향 조정부동산금융 부실화 등 이유 꼽혀…2분기 연속 손실 악재상상인증권, 리딩투자증권에 이어 3번째로 낮은 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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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이 하락한 SK증권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중·후순위 부동산금융 부실화로 낮아진 자산건전성과 더불어 부진의 늪에 빠진 실적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7일 SK증권의 파생결합사채(ELB·DLB)에 대한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기업어음‧단기사채 등급을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SK증권의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은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낮췄다. 이는 국내 증권사 중 상상인증권과 리딩투자증권에 이어 3번째로 낮은 등급이다.

    같은 날 나이스신용평가도 SK증권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기존 'A/Negative, A2+'에서 'A-/Stable, A2'로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과 나신평이 SK증권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한 데는 회사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연속 분기 순손실을 기록한 점, 높은 고정비 부담과 대손비용 확대로 수익성이 저하된 점이 반영됐다.

    아울러 부동산 익스포져 관련 충당금 적립이 이뤄졌지만, 위축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 환경을 고려할 때 추가 대손비용 발생 가능성이 있는 점 또한 신용등급 하향 원인으로 꼽혔다.

    실제 SK증권 부동산금융 건전성 저하에 대한 우려는 상당하다. 

    한신평에 따르면, SK증권은 올해 3월 말 기준 요주의이하자산 2411억 원 중 부동산금융 관련 금액이 2127억 원에 달했다. 이에 대해 충당금 444억 원을 설정했지만, 사업성이 낮은 브릿지론의 정리 가능성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신평은 회사의 올해 1분기 기준 부동산PF 익스포져는 약 2900억 원으로 양적 부담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후순위 비중이 높고 비수도권 비중도 60%로 집계, 질적 위험이 크다고 판단했다. 지난해와 올해 1분기 대규모 대손비용을 인식하면서 충당금 추가 적립 부담은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 2021년부터 작년까지 최근 3개년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2%로 집계, 중소형사 평균(1.5%)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회사가 자기자본 1조 원 미만 중소형사 중 가장 많은 인력과 지점을 보유함에 따라 고정비 부담이 큰 데 따른 영향이다. 

    이와 함께 주요 사업 부문의 경상적 이익창출력이 낮아졌고, 일회성 비용 발생과 자기매매 부문 실적 저하로 높은 이익 변동성을 나타냈다는 평가다. 

    김예일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리테일 시장지위 유지를 위해 비교적 많은 수의 지점과 인력을 유지하고 있어 자기자본 및 운용자산 대비 판관비 부담이 높다"라며 "지난해부터 인건비, IT 비용 감축, 투자 축소, 사업조직 개편 등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이행했으나, 아직 개선 효과는 미흡하다"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가장 시급한 건 실적이다. SK증권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39억 원, 당기순손실 59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앞서 지난해 4분기에도 293억 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위탁매매(투자중개) 부문을 제외한 자산관리, 기업금융(IB), 자기매매 등 주요 부문들의 실적이 대부분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예일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는 주요 사업 부문의 시장지위 회복, 수익성의 구조적인 개선 여부, 부동산금융 및 장기 투자자산 익스포져, 자회사 엠에스상호저축은행 지원 부담에 따른 자본 적정성 및 유동성 관리 수준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승환 나신평 책임연구원 또한 "향후 운영효율성 제고 등을 통한 비용구조와 수익성 개선 수준을 모니터링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