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證 SNI센터 출신 스타급 PB들, 한건물 NH 프리미어블루로 이달 이동영업점 실적 위기감 깔려폐지했던 KPI 재도입…실적 기준 대폭 강화해 PB 압박감 커져
  • NH투자증권이 자산관리(WM) 지점 영업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다하고 있다. 영업점 실적이 주춤한 사이 경쟁사가 크게 약진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된 영향이다. 스타 프라이빗뱅커(PB) 영입에 이어 영업 실적 기준 강화까지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SNI패밀리오피스센터 출신 H모 프라이빗뱅커(PB)와 Y모 PB가 서울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에 위치한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강남센터에 이달 새 둥지를 틀었다. 

    SNI패밀리오피스센터와 프리미어블루강남센터는 모두 양사가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특화 점포이자, 동시에 한 건물에 위치해 있다. 스타 PB를 새롭게 영입한 NH투자증권이나 핵심 인력을 뺏긴 삼성증권이나 심기가 불편한 것은 매한가지다.

    이번 NH투자증권의 PB 영입엔 남다른(?) 배경이 숨겨져 있다. 최근 회사 내부에서 WM 실적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의 1, 2위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지점 영업 실적 3위인 NH투자증권은 지난 4, 5월 두 달간 4위인 KB증권에게 따라잡혔다. 양사가 이전에도 격차가 크지 않았는데, 처음으로 실적을 역전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KB금융그룹 차원에서 지난 2022년 출범한 서울 압구정 골드앤와이즈 더퍼스트(GOLD&WISE the First)의 증권지점 성과가 최근 실적 성장에 상당히 기여했다는 후문이다. KB는 최근 반포 원베일리에도 타사 대비 엄청난 규모의 초고액자산가 대상 지점을 개설하면서 먼저 문을 연 대형사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그간 뒤쳐졌던 경쟁사에게 따라잡힌 것은 물론 NH투자증권 지점 실적이 상대적으로 약진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NH투자증권로선 스타 PB의 이직 효과가 관건. PB들이 두려워하는 소위 '진실의 순간'이다. 아직은 인력 이동 초반으로 성과를 평가하긴 이르지만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도 이때문이다. 

    삼성증권이나 미래에셋증권처럼 브랜드 후광 효과가 높은 증권사의 경우 당초 영입 회사가 기대하는 것보다 고객 계좌가 따라오지 않는 분위기다. 여기에 삼성증권도 임원들까지 나서 지점 계좌 이탈을 막기 위한 단도리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한 지점장은 "수년간 공을 들여 마치 한 가족이 된 듯한 고객도 이직 때 막상 등을 돌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면서 "회사 브랜드에 민감해하기도 하고 특히나 큰손 고객의 경우 주식담보대출 정리 문제부터 세세한 이자율까지 원치 않는 변화를 감수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PB 개인기와 상관 없이 관리자급으로 빠진 상사나 지점 이동 등에 따라 선배들이 물려준 계좌 규모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신규 PB 영입과 동시에 기존 PB들에 대한 압박도 커지고 있다.

    과거 폐지했던 KPI(핵심성과지표)를 5년 만에 재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KPI는 순영업수익, 총자산 규모, 고객수익률, 판매실적 등 항목으로 직원 성과를 종합 평가하는 기준이다. 건전한 금융상품 판매를 목적으로 2019년 업계 최초로 영업점 KPI를 폐지했지만 올해부터 이를 재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PB 본부와 WM 사업부를 통합한 PWM(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을 신설, 이재경 전무가 사업부를 진두지휘하면서 실적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PB업계에서 NH투자증권은 상대적으로 업무 하기 좋은 환경으로 꼽힌다. 기본급이 높고 복지 혜택도 많은데다 타사 대비 실적 압박도 크지 않고, 본사 차원의 다양한 상품으로 소위 실적을 깔고 가기가 용이해서다. 때문에 최근 내부적인 변화들에 PB들도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지난 3월 취임한 IB(투자은행)통 출신 윤병운 대표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윤 대표는 첫 공식 행보로 전국 전 영업지점을 순회했다. 취임 전부터 노조로부터 반발을 사왔던 만큼 노조원 비중이 높은 영업점 방문을 통해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한다는 취지였다.

    회사 한 관계자는 "전통 IB맨인 윤 대표에게 자산관리 사업에 대한 균형 맞추기는 과제이자 부담"이라면서 "여느 CEO보다 윤 대표가 지점 직원 민심 달래기에 진심이 이유도 납득이 가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다만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 당사 PWM사업부 실적은 전년 대비 큰 폭 증가했고 최근 거래대금 감소 등 시장 변동 시에도 월간 목표 초과 달성을 이어가고 있다"며 "당사는 2018년부터 추진한 과정가치를 통한 고객 신뢰와 만족도를 기반으로 영업기반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