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 랠리' 분당 vs '제자리걸음' 일산 서현동 '시범한양', 두달만 4억9000만원↑일산, 수천만원씩 뚝…신축단지도 '정체'
  • ▲ 고양시 일산신도시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 고양시 일산신도시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1기신도시 선도지구 경쟁에 불이 붙은 가운데 경기 고양시 일산과 성남시 분당간 집값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재건축을 앞둔 구축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쏟아지는 분당과 달리 일산은 연초대비 가격이 정체되거나 하락한 단지가 늘면서 시장이 오히려 가라앉은 분위기다.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분당구 서현동 '시범삼성' 전용 84㎡는 지난달 23일 연초 거래가보다 2억7500만원 오른 17억2500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쓰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해당매물은 2022년 3월 17억1000만원으로 신고가를 달성했지만 올 1월 14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가 7개월만에 다시 3억원 가까이 뛰었다. 

    같은지역 '시범우성' 84㎡는 한달간격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지난 6월 12억90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달성했고 한달만인 지난달 5일 1억원 뛴 13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또다시 신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대형평형 매물은 더 가파른 상승폭을 나타냈다.

    서현동 '시범한양' 148㎡은 지난 5월 18억6000만원, 지난달 2일 23억5000만원으로 거래가격이 두달만에 4억9000만원 뛰었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두세개 단지가 통합재건축으로 묶이면서 가격상승 기대감도 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선도지구가 가시화되는 시점에 가격이 더 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산집값은 분당과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선도지구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강촌마을(동아)' 154㎡는 지난 7일 직전거래가보다 9000만원 낮은 8억6000만원에 손바뀜됐다.

    3년전 최고가인 11억9000만원과 비교하면 3억3000만원 빠진 금액이다.

    일산서구 일산동 '후곡마을(현대3)' 170㎡는 지난달 31일 8억3500만원에 손바뀜됐다. 연초 거래가격인 8억6500만원보다 오히려 시세가 3000만원 내려앉았다.

    해당매물은 2021년 6월 11억원에 거래되며 '10억클럽'에 가입했지만 3년여만에 가격이 2억6500만원 떨어지며 회복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 ▲ K-컬처밸리 공사현장. 사진=박정환 기자
    ▲ K-컬처밸리 공사현장. 사진=박정환 기자
    인근 신축 대장단지도 가격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일산동구 장항동 '킨텍스원시티2블럭' 84㎡는 지난달 24일 12억5000만원에 새주인을 찾았다. 지난 2월 12억4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신축단지인데도 불구하고 5개월간 1000만원 상승하는데 그쳤다.

    해당매물은 지난해 3월 16억5500만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한지 1년4개월만에 가격이 4억5000만원 빠졌다.

    부동산통계에서도 분당과 일산의 상반된 시장분위기가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 통계를 보면 8월 둘째주 기준 분당구 아파트값은 전주대비 0.27% 상승했다.

    반면 일산동구는 0.01% 오르는데 그쳤고 일산서구는 전주 0.08%에서 보합(0.00%) 전환했다.

    올상반기 누적상승률도 분당구는 1.62% 오른 반면 일산동구는 -2.15%, 일산서구는 -2.13% 떨어졌다.

    일산동구 J공인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배후수요가 적고 지역호재로 기대됐던 K-컬처밸리가 무산된 영향도 있어 보인다"며 "재건축이나 선도지구 지정단계에 따라 집값 회복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일산은 지역시세가 분당보다 낮아 재건축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기 어렵다"며 "그만큼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커 재건축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