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파크포레온' 84㎡ 호가 27억…"3월 지나면 더 떨어질 것"'고덕그라시움' 국평도 3억 '뚝'…"오전에만 매물 상담 10건 넘어"대출 규제탓 실제 거래는 미미…가격 추가하락 전망에 관망세 심화
  • ▲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인근 공인중개소에 붙은 매물 안내문. ⓒ박정환 기자
    ▲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인근 공인중개소에 붙은 매물 안내문. ⓒ박정환 기자
    서울 강동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56주만에 하락 전환했다. 집값이 하락세로 꺾인 것은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용산구에 이어 네번째다. 오는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앞두고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등 지역 대장단지에선 절세용 급매물이 빠르게 늘고 있다. 마음 급한 집주인들이 호가를 대폭 낮추면서 시세보다 수억원 저렴한 '급급매'도 속출하고 있다. 다만 정부 대출규제로 가용자금이 줄어든데다 매수 희망자들이 추가 가격하락을 기대하며 관망세에 들어가 실제 거래건수는 적다는게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들 전언이다.

    지난 16일 찾은 올림픽파크포레온 인근 공인중개소들은 호가를 낮춘 급매물 안내문으로 게시판이 꽉 차 있었다. 시세보다 가격을 수억원 낮춘 '급급매' 매물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안내문에는 '다주택자 매물', '세입자 낀 매물', '한시적 급매', '협의 가능' 등 문구들이 빼곡히 적혀 있어 급박한 시장 상황을 가늠케 했다.

    단지 인근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일단 호가가 쭉쭉 빠지고 있어 가격을 물어보는 전화가 계속 걸려오고 있다"며 "당장 오늘 오전만 해도 매물 관련 상담만 10건이 넘는다"고 귀띔했다.
  • ▲ 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 전경. ⓒ박정환 기자
    ▲ 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 전경. ⓒ박정환 기자
    실제 현장에선 매물게시판 앞에 한참 서서 안내문을 읽어보거나 직접 들어가 상담하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현재 이 단지 전용 84㎡ 호가는 27억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연초만 해도 30억원에 이르렀던 호가가 3개월새 3억원 빠진 것이다. 지난해 10월 거래된 최고가 33억원과 비교하면 반년만에 6억원이나 급락했다.

    단지 인근 M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로 볼때 호가가 좀더 하락 조정될 여지는 있다"며 "가격을 좀더 낮춰서라도 매물을 빨리 정리하려는 소유주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말4초를 기점으로 지금보다 가격을 더 낮춘 매물이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소유주들 대부분 가격 협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서 27억원 가격대가 깨질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전용 29㎡ 경우 얼마 전 12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는데 그새 1억원 더 떨어졌다"며 "정부가 양도소득세로 하도 겁을주는 통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빨리 처분하고 싶어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다른 대장단지인 고덕그라시움도 상황은 비슷했다.

    22억원까지 올랐던 전용 59㎡ 호가는 현재 19억원까지 내려앉았다. 전용 84㎡도 호가가 한 때 28억원을 찍었지만 현재는 25억원선으로 하향 조정된 상태다.

    주요 단지 호가가 하락하면서 강동구 전체 집값 지표도 약세로 돌아섰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둘째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동구는 -0.01%를 기록하며 전주 0.02% 대비 하락 전환했다. 강동구 아파트 매매가가 떨어진 것은 지난해 2월 첫째주 -0.03% 이후 56주만에 처음이다.
  • ▲ 고덕그라시움 인근 공인중개소. ⓒ박정환 기자
    ▲ 고덕그라시움 인근 공인중개소. ⓒ박정환 기자
    다만 급매가 계속 풀리는 것과 별개로 거래 성사율 자체는 낮다는게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문의는 많지만 실제 거래로 연결되는 건은 거의 없다"며 "매수 희망자들도 지금보다 가격이 더 빠질 것이라는 생각에 일단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어 "급매라고는 하지만 지금처럼 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20억원 중후반대 매물을 받아줄 매수자는 많지 않다"며 "10억원대 소형 매물만 일부 소진되고 가격 부담이 큰 30평대 이상은 매물만 계속 쌓이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풀린 매물이 거래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현 상황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부동산플랫폼 아실 통계를 보면 지난 16일 기준 강동구 매물은 4217가구로 한달 전 3215가구 대비 1002가구(31.1%) 늘었다. 반면 이달 거래량은 같은날 고작 12건에 그치고 있다.

    고덕동 L공인 관계자는 "2020년대 초반 시장 호황기 때 고덕그라시움 30평대가 20억원도 채 되지 않았다"며 "지금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5년만에 가격이 최대 8억원가량 뛴 셈인데 여기서 호가가 2억~3억원 떨어졌다고 집값 하락으로 볼 수 있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파르게 올랐던 가격이 정부 정책에 따라 조정 단계를 거치는 것일뿐 하락장을 운운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