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發 집값 하락세 일시적…수요 억제만으론 시장 못잡아토허제·대출규제로 시장 왜곡…재건축 등 민간 공급도 막혀임대주택 90% 민간서 나와…'다주택 때리기' 매물잠김 직결보유·거래세 합치면 세계 최고…세제 강화 文정부 이미 실패부동산 장기플랜 필요…시장원리 훼손하면 집값 폭등 부작용
  • ▲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가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가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고요? 말도 안되는 이야기죠. 되려 일관성 없는 정부 규제가 부동산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습니다.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정책과 시장 원리에 반하는 규제는 집값 안정과 주거 복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뿐입니다."

    고성수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전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장)는 지난 13일 뉴데일리와의 대담에서 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이 시장 왜곡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정책 일관성까지 떨어져 시장내 불안심리가 빠르게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 고 교수 지적이다. 

    현재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나타난 집값 하락세에 대해서는 "길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보통 정부 규제안 발표 이후엔 급매물들이 시중에 풀리면서 집값이 단기적으로 소폭 하락하는 양상을 나타낸다"며 "다만 지난 노무현·문재인 정부 때에도 비슷한 정책을 폈지만 결국엔 집값을 잡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강남發 집값 하락세 일시적…공급 없인 시장 안정 없어

    고 교수는 양도세 중과가 본격 시행되는 5월 중순 이후 매물이 다시 잠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양도세 혜택이 유지되는 5월9일까지는 매물을 빨리 내놓을 요인이 있지만 그 이후엔 매물을 무리하게 팔 이유가 없어지게 된다"며 "일단 단기적으로는 그렇고 매물 잠김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시장 안정을 위해 충분한 주택 공급이 받쳐줘야 하지만 정부 규제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고 내다봤다. 공사비 상승과 토지거래허가구역·대출규제에 따른 실수요 억제, 양도세 중과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공급난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 교수는 "시장 수요를 단순히 억제하는 것 만으로는 집값 안정 효과를 오래 지속시키긴 어렵다"며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공급"이라며 "이미 공사비는 높아질 대로 높아졌고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대출규제 탓에 서울 일부 상급지를 제외하면 주택 수요도 살아나지 않고 있어 민간 건설사, 특히 중견사들이 주택 건설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재건축은 수도권 공급의 주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이번 정부가 적극적이지 않은 게 문제"라며 "이주비 대출 규제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으로 재건축 자체가 어려워졌고 오는 6월 지방선거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장 교체로 사업 환경이 더욱 불안정해질 수 있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 ▲ 고성수 교수. ⓒ서성진 기자
    ▲ 고성수 교수. ⓒ서성진 기자
    ◆임대주택 90% 민간…'다주택 규제'로 전·월세 불안정

    정부의 '다주택자 때리기'도 공급난과 임대차시장 불안에 불을 지피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다주택자 규제는 결국 집 여러 채 가진 부자를 때려잡겠다는 생각"이라며 "그래서 표면상 국민적 지지가 높아보일 수 있지만 문제는 서울에서 절반 이상이 전·월세 등 임대시장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계적으로 보면 한국은 전체 임대주택 공급의 90%가 민간, 즉 다주택자에서 나온다"며 "결과적으로 보면 토허제에 따른 실거주 의무 강화와 다주택자에 대한 1주택 강요가 맞물리면서 공급이 줄고 전·월세 가격이 뛰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주택 마련을 위한 대출을 죄악시하는 정부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우선적으로 풀어 실수요자의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춰줘야 거래가 활성화되고 중장기적으로 민간 사업자들의 공급 요인이 커질 수 있다는 게 고 교수의 설명이다.

    고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포용 금융'이 곧 '주거 복지'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며 "포용 금융은 사람들이 원할 때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금융 제도가 도움을 주고 이후 천천히 대출금을 갚아가는 구조를 만들어주는 개념인데 한국만 거꾸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 ▲ 고성수 교수. ⓒ서성진 기자
    ▲ 고성수 교수. ⓒ서성진 기자
    ◆보유세 강화, 文정부 때 이미 실패…정책 일관성 상실

    최근 정부가 공식화한 보유세 인상에 대해선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또한 한국의 보유세 수준이 선진국보다 현저하게 낮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고 교수는 "미국 등 일부 선진국의 보유세와 단순 비교하면 한국이 낮은 것처럼 보이지만 해당 국가들의 감면제도 등을 고려하면 세금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며 "무엇보다 한국은 양도세와 취득세 등 거래세가 충분히 높기 때문에 보유세 외 부동산 관련 세제를 통합해서 보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주장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보유세 강화로 집값을 잡지 못한다는 것은 이미 문재인 정부 때 입증됐다"며 "그래서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당시 세금을 건드리지 않겠다고 한 것인데 몇 달 채 지나지도 않아 보유세를 올리겠다고 하면 어쩌자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고 교수는 인터뷰 내내 '정책 일관성'을 강조했다. 눈 뜨고 일어나면 바뀌는 '조변석개(朝變夕改)'식 정책과 규제가 반복되면 시장 불안정성이 커지고 결과적으로 집값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고 교수 지적이다.

    그는 "집이라는 건 우리 국민에게 가장 큰 자산이지 평생의 목표"라며 "30살의 실수요자가 60살이 될 때까지 거주할 수 있는 주거 플랜을 짤 수 있도록 장기적인 주택 공급 및 시장 안정화 계획이 필요한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정책은 시장 원리를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며 "토허제와 대출규제, 세제 강화로 수요를 인위적으로 억눌렀다가는 공급도 틀어지고 결과적으로 집값이 폭등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