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한화·다올·SK·iM證 2분기 적자 기록…부동산 PF 충당금 여파일부 증권사 PF 대비 충당금 부담 커…충당금 쌓기 부담 이어져부실 사업장 정리 절차 본격 개시할 시 대손비용 부담 커질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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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2분기 실적 발표를 일제히 마무리한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들은 하반기 수익성 개선을 두고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여파로 여전히 적자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일부 중소형사들은 하반기에도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BNK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SK증권, iM증권(옛 하이투자증권) 등 5개사는 올해 2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SK증권과 iM증권은 2분기 연속 적자를 내 올해 상반기 각각 612억 원, 1003억 원가량의 적자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부동산 PF가 중소형 증권사들에 커다란 리스크로 작용했다. 부동산 PF 관련 막대한 충당금을 쌓으면서 실적 악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PF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수백억 원에서 많게는 1000억 원 넘게 쌓았다.

    실제 올해 상반기 가장 큰 적자를 기록한 iM증권은 2분기에만 1509억 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상반기 동안 1874억 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 적자로 돌아선 이후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밖에 BNK투자증권과 SK증권도 각각 상반기 720억 원, 520억 원대 PF 관련 충당금을 쌓았다. 같은 기간 한화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도 400억 원가량의 PF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적립했다.

    반면 교보증권의 경우 지난해 PF 관련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아뒀던 점이 올해 2분기 실적 개선의 결과로 나타났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회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5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730억 원으로 35.6% 늘었다. 분기별로 따지면 작년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에서 올해 흑자로 전환했다. 

    교보증권은 최근 채권금리 하락으로 인한 운용수익과 금융상품 수익 증가가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 아울러 지난해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아둔 덕에 올해 관련 지출이 없었던 것도 호실적에 기여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일부 중소형사의 경우 아직 전망이 불투명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이들을 둘러싼 PF 충당금 등 악재가 해소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브로커리지 비중이 큰 대형 증권사와는 달리 중소형사는 증시 수혜를 얻기 힘들다"라며 "부동산 관련 PF 충당금이 커질수록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발표한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기존 대비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이 강화, 사업 진행 지연에 따른 재분류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중소형 증권사들의 건전성 지표는 추가 저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선주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증권사들은 최근 수년간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일정 수준 손실 완충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되나, 본격적인 부실 사업장 정리 절차가 개시되면서 대손비용 부담도 확대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중대·중소형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이익창출력과 자본력이 미흡한 가운데 PF 노출의 질적 위험이 높아 사업성 평가 가이드라인 개정에 따른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 저하 부담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PF 중심 사업전략을 이어온 회사의 경우 영업실적 저하에 따른 시장점유율 하락까지 더해지며 신용도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