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IS, 올 1~8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2.7%한은 물가안정 목표치 2% 도달… 체감물가와 괴리누적된 고물가 탓… 배 120.3%·사과 17.0% 급등 지속
  • ▲ 서울시내 한 전통시장에 사과 등 과일이 진열돼 있다. ⓒ뉴시스
    ▲ 서울시내 한 전통시장에 사과 등 과일이 진열돼 있다. ⓒ뉴시스
    물가상승률이 3년 5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가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 물가안정 목표치인 2%에 도달했다. 그러나 물가 상승분이 긴 시간 누적되면서 국민들이 안정세를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8월 누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2.7%다. 누적 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월 3.0%로 상승한 뒤 4월까지 석달 연속 3%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달 전체 물가상승률이 전년동월 대비 2.0%로 정부·한극은행의 관리 목표 수준까지 내려왔지만 누적된 물가 상승분을 고려하면 국민들이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물가 수준 자체는 높은 편이다.

    실제 통계청에서 상승률과 함께 공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113.54(2020=100)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8월 물가를 100으로 봤을 때, 올해 8월 물가가 14.54% 올랐다는 의미다.

    이전 소비자지수 개편 시점인 2015년(94.86)과 비교했을 때 2019년(99.47) 지수가 4.86%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3배에 달한다.

    이같이 누적된 물가상승으로 인해 소비가 위축된 만큼, 당분간 2%대 물가가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내수가 살아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내수 침체로 물가 상승률이 떨어졌다고 보는 것이 옳다는 설명이다.

    실제 내수는 장기간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소매판매지수는 전월과 비교해 1.9% 하락했다. 올해 2월 3.2% 감소한 소매판매는 등락을 거듭하다가 지난달에 다시 2% 가까이 감소했다. 소매판매 지수 자체도 100.6을 기록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로 내수가 극도로 쪼그라들었던 2020년 7월 98.9에 근접했다.

    기존 소매판매지수에 음식점업 서비스까지 포함 실질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음식점을 포함한 소매판매지수(불변지수)는 지난 7월 101.9로 전년 같은 달보다 2.3%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4월부터 16개월 연속 감소이자,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역대 최장 기간이다.

    물가 품목을 세세히 뜯어보면 먹거리 품목은 오름세가 여전하다. 과일 가격은 △배 120.3% △감 56.4% △귤 36.7% △사과 17.0% 등으로 상승했다.

    채소류 가격도 올여름 폭염의 직격탄을 맞았다. △풋고추 13.3% △열무 12.8% △무 12.4% △배추 9.6% 등으로 올랐다. 가공식품 가격도 강세다. △맛김 19.9% △이유식 11.1% △초콜릿 10.1% △소금 9.8% △간장 9.0% 등으로 올랐다.

    내수 침체 시 정부는 통상 재정을 확대해 이를 부양한다. 그러나 올해 세수 결손 규모는 30조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기획재정부는 내년 예산안도 긴축재정을 고수해 재정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내수가 안좋아서 물가가 떨어진 것"이라며 "물가가 낮아진 것은 경제의 좋은 모습만 반영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