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PR협회, 35주년 기념 포럼 열고 PR 산업의 지속가능성 탐색"디지털 시대, PR 전문가의 역할 커져… 별도 통계 기준 필요""법, 정책적인 부분부터 커뮤니케이션 해나가야" 목소리도
  • ▲ 24일 한국PR협회가 한국프레스센터 서울클럽에서 창립 35주년을 맞아 기념 포럼을 개최했다. ⓒ한국PR협회
    ▲ 24일 한국PR협회가 한국프레스센터 서울클럽에서 창립 35주년을 맞아 기념 포럼을 개최했다. ⓒ한국PR협회
    디지털 시대, PR(Public Relations)의 역할은 조직 전반의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전문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업계 내에서는 광고와 구별된 PR 산업의 정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PR협회는 지난 24일 한국프레스센터 서울클럽에서 창립 35주년을 맞아 기념 포럼을 개최했다. 해당 포럼은 '혁신 시대의 PR 산업: 독립적 성장과 지속 가능성 탐색'을 주제로 진행됐다.

    메인 발제는 김병희, 김현정 서원대 교수 연구팀의 'PR전문성 강화와 산업통계분류' 연구 결과 보고로 이뤄졌다. 
  • ▲ 24일 한국PR협회가 한국프레스센터 서울클럽에서 창립 35주년을 맞아 기념 포럼을 개최했다. 발제를 맡은 김현정 서원대 교수. ⓒ한국PR협회
    ▲ 24일 한국PR협회가 한국프레스센터 서울클럽에서 창립 35주년을 맞아 기념 포럼을 개최했다. 발제를 맡은 김현정 서원대 교수. ⓒ한국PR협회
    김현정 교수에 따르면 PR 산업 형성 초기 PR 회사의 서비스는 PR 업무의 대행자 역할로, 언론 대행업 혹은 위기 관리 PR 위주로 이해됐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서 PR 전문가는 조직 전체의 의사 결정에 관여하는 미디어 전문가의 역할로 부상했다. 쟁점관리, 조직컨설팅, CSR, ESG 등 조직의 필수 업무를 담당하는 영역으로 인식이 확대된 것이다. 

    PR 산업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가 산업통계에서 PR 산업 전체의 총 PR비가 별도로 집계되지 않고 있다. PR 산업의 범위와 통계조사 기준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는 '광고산업 통계조사'에서는 광고산업을 광고대행업, 광고제작업, 광고전문서비스업, 인쇄업, 온라인광고대행업, 옥외광고대행업 등 6개로 분류하고 있다. 이 조사에서만이 PR이 광고전문서비스업의 한 항목으로 등장하고 있다.

    다만 관계성을 관리하는 PR의 특성 때문에 PR 활동의 결과를 비용으로 정확히 추정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업계 내에서도 우리나라 PR 산업의 총규모가 1조원 내외, 4조~8조원 정도, 광고산업과 유사(20조원 규모)하다는 추정이 있을 뿐이다. 

    또한 PR 산업은 마케팅이나 경영 기획, 인사를 돕는 역할로 축소되기도 한다. 이에 PR 산업을 광고 산업과 별도로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진들의 주장이다. 

    연구팀은 PR산업을 언론PR대행업, 온라인PR대행업, PR제작업, PR전문서비스업1(공공PR서비스), PR전문서비스업2(경영관리서비스), PR전분서비스업3(가치제고서비스), 브랜드PR업 등 7개 영역으로 대분류하고 각 영역의 세부 PR업에 세분류할 것을 제안했다. 

    전문가 11명을 선정해 진행한 심층면접과 103명의 PR회사, 광고회사 직원 및 공공기관 홍보담당자, PR 전공 교수 등을 조사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을 종합한 결과다.
  • ▲ 24일 한국PR협회가 한국프레스센터 서울클럽에서 창립 35주년을 맞아 기념 포럼을 개최했다. 발제를 맡은 김병희 서원대 교수. ⓒ한국PR협회
    ▲ 24일 한국PR협회가 한국프레스센터 서울클럽에서 창립 35주년을 맞아 기념 포럼을 개최했다. 발제를 맡은 김병희 서원대 교수. ⓒ한국PR협회
    책임연구원인 김병희 교수는 "디지털 시대에 마케팅과 광고 및 PR 사이에 경계선에 있거나 애매한 업종이 다수 등장하면서 최대한 보수적인 관점에서 PR산업의 범위를 설정했다"며 "데카르트는 나열만 잘해도 사물에 대한 인식에 도달할 수 있다고 했다. PR 산업의 정리정돈이 PR산업 통계를 시작하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패널로 참여한 김장열 콜로라도주립대학교 교수도 "미국에서는 명확하게 PR이 하나의 산업으로 분류돼 있다"며 "미국 PR 산업 분류는 1997년도부터 적용됐다"고 말을 보탰다.

    참석자들의 의견도 이어졌다. 김재인 다트미디어 고문은 "이전에 배웠던 광고와 PR의 관점은 화석화되고 전 세계 커뮤니케이션이 모두 PR화 되고 있다. PR 고유의 가치나 속성이 증명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글로벌과 국내, 그리고 국내에서도 광고비 규모는 (기준별, 조사기관별로) 천차만별이다. 규모에 상관없이 기준을 정립해서 발표하고, 광고산업과 PR산업이 명확히 구분된다는 점을 명확하게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PR학회장인 홍문기 한세대 교수는 "이런 대분류에 손을 댄다는 것은 우리(PR 산업)는 이 통계 분류 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라는 말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홍 교수는 "우리가 PR이라고 하는 영역을 왜 혼란스러워 하냐면 법, 제도, 정책적인 부분에서의 분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광고라는 단어가 이미 선점돼 있고, 홍보라는 단어는 어느 법에도 나와있지 않다. '홍보 매체'라는 말이 나오는 곳은 '정부광고법'"이라며 "최근 중요 이슈로 등장한 광고산업진흥법과 정부광고법을 분리하는 게 맞을지, 어떤 부처가 맡는 게 좋을 지 등 종합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며 PR 영역 자체를 재구성, 재편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좌장인 이종혁 광운대학교 교수는 "로비와 같이, 산업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드러내지 못하거나 매출로 다 잡히지 않는 부분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어떤 식으로 분류할 거라고 한다면 토론을 이어가기는 힘들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그 산업이 얼마나 미래지향적인지, 지속가능한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부분은 얼마나 좋은 인재들이 모여 있고, 경영자와 종사자 간 건강한 공론의 장이 같이 균형성을 이룰 때"라고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