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프리미엄 식품관' 확대… 매출·방문객 증가이커머스도 프리미엄 식재 큐레이션 강화외식비 연속 3% 증가, 고급 레스토랑 1인 42만원
-
- ▲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프리미엄 식품관 '신세계 마켓'ⓒ신세계백화점
파인다이닝 디너 1인당 42만원, 호텔 런치 뷔페 11만원 시대다. 40대 주부 박모씨는 “가족 외식 한 번에 20만원 넘는 건 부담된다”며 “집에서 재료만 잘 구해도 충분히 고급스럽게 차릴 수 있어서 백화점이나 온라인몰에서 프리미엄 식재료를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고물가 시대, 고급 레스토랑 대신 집에서 파인다이닝을 즐기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집에서 특별한 식사를 즐기려는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1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프리미엄 식품관 ‘신세계 마켓’은 지난 2월 리뉴얼 오픈 한 달 만에 40만명이 몰렸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기존보다 두 배 이상 확장된 신세계 마켓은 국내 제철 식재료는 물론 이탈리아 명품 ‘타르투플랑게’의 생(生) 트러플, 프랑스 ‘프루니에’의 캐비어, 푸아그라 등 세계 3대 진미를 비롯한 다양한 수입 식재료를 갖췄다. 전문 셰프도 쇼핑할 만큼 구색이 다채롭다는 평가다.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신세계 마켓에서만 단독 판매하는 프랑스 고급 그로서리 브랜드 ‘사보이성스’의 올리브오일과 소금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평일에도 매장이 붐빌 정도”라고 했다.롯데백화점도 프리미엄 식재료 큐레이션을 확대 중이다. 2023년 12월 인천점에 문을 연 미래형 식품관 ‘레피세리’는 오픈 1년 3개월 만에 누적 방문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이곳의 축산, 청과, 수산, 그로서리, 와인 등 전 품목 매출은 1.5~2배 늘었다.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레피세리에 2535세대의 매출이 90% 이상 증가하는 등 트렌디한 장보기를 즐기는 영고객 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노원점 레피세리 오픈을 앞두고 있으며, 주요 점포로의 확대도 검토 중이다. -
- ▲ 롯데백화점 인천점 미래형 프리미엄 식품관 레피세리ⓒ롯데백화점
이커머스 업계도 프리미엄 장보기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컬리는 지난 3월부터 스프·스튜 재료로 인기 높은 영국산 뿌리채소 ‘파스닙’, 벨기에산 ‘펜넬’과 ‘릭(Lek)’ 등을 선보였다. 희소성 높은 허브류 ‘프릭키누’는 지난 3월 기준 전년 대비 판매량이 138% 급증했다.컬리 관계자는 “전문 식당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파인다이닝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기존 유통채널에서 보기 힘든 식재료를 직접 소싱해 신선하게 새벽배송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쿠팡도 프리미엄 식품관을 열고 캐비어를 비롯한 고급 식재료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SSG닷컴은 프리미엄 식품 전문관 ‘미식관’을 통해 프리미엄 고객 수요를 공략 중이며, 지난 3월 이탈리안 식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이처럼 ‘집밥 파인다이닝’ 열풍은 고물가 속 외식비 상승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서울 시내 한 특급호텔의 평일 런치 뷔페 가격은 성인 기준 11만5000원부터 시작하며, 재오픈을 앞둔 ‘흑백요리사’ 안성재 셰프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모수 서울’ 디너 코스는 1인당 42만원에 달한다.통계청 지난달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6% 올라 2023년 12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외식 물가는 3.0% 상승해 두 달 연속 3% 이상 올랐다.외식에 대한 부담감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이 최근 6개월 내 외식 경험이 있는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고급 레스토랑 방문 및 RMR 관련 리서치’에 따르면, 고급 식당 방문이 줄었다는 응답은 57.4%에 달했다.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응답은 64.7%였으며, 파인다이닝이나 오마카세를 ‘사치’로 여긴다는 인식은 2023년 25.0%에서 2025년 26.9%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