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자본·상생지수 도입" … 이찬진 신임 금감원장, 중소·벤처 금융지원 선언

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14일 “이제 우리는 ‘모방과 추격’이라는 익숙한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새로운 국가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금감원장은 이날 오후 금융감독원 본원 대강당에서 마련된 취임식에서 “수출주도형 산업 모델을 통해 성공적인 압축성장을 이뤄온 우리 경제는 이제 저성장의 고착화라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모든 경제 주체가 공정한 과실 배분에 대한 신뢰 아래 혁신과 가치 창출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시장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실현될 수 있는 혁신의 토대 또한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금융산업이 국가 경제의 대전환을 지원하는 동시에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맡은 바 소임을 다할 것”이라며 “먼저 도약을 위한 혁신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험자본 공급펀드, 중소기업 상생지수 등을 도입해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금융권의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며 “자본시장의 자금 공급 기능을 강화해 기업이 성장 자금을 시장에서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금융분야 역시 신기술을 적극 활용해 혁신 흐름에 동참할 수 있도록 금융부문의 안전한 AI(인공지능) 활용 및 디지털 자산 생태계 육성 등에 관한 법적·제도적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 금감원장은 기업은 주주가치를 중심으로 공정한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상법 개정안의 성공적인 안착을 지원해 대주주와 일반주주 모두의 권익이 공평하게 존중받을 수 있는 질서를 잡아 나가겠다”며 “주가조작이나 독점 지위 남용 등 시장의 질서와 공정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하여 무관용의 원칙으로 엄정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문제도 빠른 시일 내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지난 정부 하에서 부실화된 부동산 PF 문제를 조속히 정리해 주택·건설 금융을 정상화 하겠다”며 “PF 잔존부실을 신속히 해소하고 정책금융과의 연계를 통해 우량 사업장의 정상화를 뒷받침하는 등 원활한 주택공급이 가능한 금융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PF 여신심사 강화, 시행사 자격 요건 보완 등 향후 PF 부실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부연했다.  

이 원장은 ‘금융 안정’을 재차 강조했다. 이 금감원장은 “부동산 가격 상승이 가계대출의 확대를 부추기고, 이는 다시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악순환이 형성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대출 건전성이 악화되고 국내 자금이 생산 부문이 아닌 부동산으로 쏠리는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가계부채 총량의 안정적 관리 기조를 확고히 유지하는 동시에 부채와 주택가격 사이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 금융안정을 수호할 것”이라며 “금융권 채무조정 활성화, 대출부담 경감 프로그램 확대 등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 또한 대폭 강화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금융소비자 보호도 언급했다. 그는 “금융권의 소비자보호 실태에 대한 모니터링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필요시 감독·검사 기능을 적극 활용해 소비자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것”이라며 “민생을 위협하는 금융범죄에 대해서는 수사당국과 긴밀하게 공조하는 등 금융감독원의 모든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끝으로 이 금감원장은 “지금 우리가 마주한 난관 역시 절대 만만하지 않지만, 우리 경제는 지금의 위기를 넘어 새로운 활로를 찾고 혁신적 도약을 완성해 나갈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본연의 막중한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