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기준 강화에 투자자 반발 … 당정 사실상 '철회' 합의기준 현행대로 50억 유력 … "부총리가 당이랑 직접 소통 중"
  • ▲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연합뉴스
    ▲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주식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보유액 50억원 이상에서 10억원 이상으로 대폭 낮춘 결정을 철회할지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르면 금명간 대주주 기준 완화 방안을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이 되는 대주주 기준에 대해 "관련 부처와 협의해 (기준 상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 정부가 지난 7월 세제 개편안에서 윤석열 정부 당시 종목당 50억원으로 완화한 대주주 양도세 기준을 다시 10억원으로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이후로 이 대통령이 개선 의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투자자들이 양도세 과세를 피하고자 연말에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하면 주가가 급락해 일반 투자자까지 피해를 본다는 우려가 확산하자, 이 대통령이 시장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발 물러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여당에서도 양도세 부과 기준에 대해 여론 불만이 커지자 기준의 원상 복귀에 방점을 둔 의견을 대통령실에 전달하면서 양도세 부과 기준 완화에 힘이 더 실리고 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8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불확실성은 주식시장에서 굉장히 안 좋은 요소인 만큼 9월 초에는 (50억원 유지 결정이) 결론이 나야 한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당정 협의가 매듭지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부 정책이란 게 꼭 정부가 결정했다고 해서 바로 옳다고는 할 수 없다"며 "그동안 정부가 세법을 발표하면 국민들의 의견을 들었는데 지금도 그런 과정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양도세 기준 마련 소관 부처 수장인 구 부총리마저 양도세 기준 강화를 기존 정부안대로 밀어붙이지 않을 것이란 뜻을 밝혀 보이면서 완화 여부보단 그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가운데 발표 시점이 이르면 기재부 업무보고가 있는 9일로 잡힐 수 있단 전망까지 나온다.

    구 부총리는 지난 7일 한 방송에서 '이달 중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확정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최대한 이른 시기에 결정을 내려서 주식시장,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을 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양도세 부과 기준은 현행대로 50억원으로 다시 되돌리는 방안이 유력한 가운데 전체 종목 합산을 전제하고 기준 금액을 늘릴지, 구간 세분화를 통해 대주주 기준을 나눌지 등 완화 기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기재부 당국자는 "최근 구 부총리의 발언을 보면 양도세 부과 기준이 완화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부총리가 당이랑 직접 소통하다 보니 완화 기준에 대해 계속 이야기가 오가는 상황인데 실무선에선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알 수 없다"라고 전했다.

    한편,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오히려) 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기재위 야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일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