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디 존 에델만 글로벌 CCO, 2025 원 아시아 모더레이터로 참여"리테일의 미래, 브랜드 세계관 경험에 있어… 젠틀몬스터는 훌륭한 예""한국 광고 산업도 더 대담해질 필요 있어"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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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디 존 에델만 글로벌 CCO. ©2025 ONE Asia(윤용기 포토그래퍼)
서울에서 열린 One Asia 2025(이하 원아시아).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 축제에, 전 세계 광고인이 꼽는 최고의 캠페인 중 하나인 P&G 'Always #LikeAGirl'의 주역 주디 존(Judy John) 에델만(Edelman) 글로벌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CCO)가 모더레이터로 참여했다.브랜드브리프는 최근 원아시아가 열린 서울 신라호텔에서 주디 존 CCO를 만나 서울이라는 도시가 가진 크리에이티브한 에너지, 한국 크리에이티브 산업의 잠재력, 그리고 여전히 유효한 '#LikeAGirl' 캠페인의 메시지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원아시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주디 존 CCO는 "서울에서 리테일의 미래를 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들이 즐비한 성수동을 탐방한 그는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 매장에 들어가는 순간 정말 놀라웠다. 미래의 리테일이란 이런 거구나 싶었다"고 운을 뗐다.지난달 문을 연 젠틀몬스터 성수 신사옥 '하우스 노웨어 서울(HAUS NOWHERE SEOUL)'는 연면적 3만700㎡ 규모로, 지상 14층에 달하는 매장을 거대한 설치미술, 로봇으로 채웠다. 특히 제품이 아닌, 경험을 파는 데 초점을 맞춘 설계로, 젠틀몬스터와 탬버린즈, 어티슈, 누데이크 티하우스 등 그룹 브랜드의 예술적 체험을 앞세우고 있다. -
- ▲ 탬버린즈의 퍼퓸 컬렉션인 낮잠을 자는 거대한 강아지 '선샤인' 조형물. ©아이아이컴바인드
주디 존 CCO는 "많은 브랜드가 DTC(Direct-to-Consumer)로 전환하면서 오프라인 공간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다시 고민해봐야 할 때"라며 "젠틀몬스터는 경험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확장시키는 아주 훌륭한 예"라며 "사람들은 이제 오프라인 매장에 단순히 제품을 사러 가는 게 아니라, 브랜드의 세계관을 경험하러 간다. 결국 그 경험이 구매로 이어진다. 저 역시 그날 전혀 생각지 않았던 선글라스를 사게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K팝과 K드라마, K푸드, K뷰티, K패션 등 한국은 이제 전 세계 문화의 중심지로 불릴만큼 엄청난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올해 원아시아가 개최지를 서울로 택한 것도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주디 존 CCO는 "K팝, K드라마, K뷰티 등 한국 문화는 이미 세계를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광고·커뮤니케이션 산업은 아직 그 수준까지 완전히 도달하지는 못한 것 같다"며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그렇듯, 이제 한국의 광고 산업도 더 대담해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그는 특히 "아시아 브랜드들이 기술과 제품 디자인에서는 혁신적인 반면, 광고에서는 다소 보수적"이라고 지적하며 "태국의 유머, 일본의 디자인 감각처럼, 이제 한국도 고유의 크리에이티브 감성을 더 과감히 보여줄 때"라고 강조했다.올해 원아시아 모더레이터를 비롯해 칸라이언즈(Cannes Lions), 런던국제광고제(Lia) 등 유수의 글로벌 광고제 심사위원을 역임한 주디 존 CCO는 자신만의 심사 기준에 대해 "수백 편의 광고를 보다 보면 결국 남는 건 감정이다. 무엇이 나를 멈춰 세우는가, 무엇이 마음에 남는가. 그리고 이 작품을 우리 에이전시나 클라이언트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좋은 크리에이티브는 세상에서 '보이지 않을 수 없는 것(not invisible)'이어야 한다"며 "AI가 만들어내는 의미없는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짜 크리에이티브'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주디 존 CCO는 지난 2015년 칸라이언즈 PR 라이언즈 그랑프리를 수상한 P&G의 '#LikeAGirl' 캠페인을 이끈 주역이다. 이 캠페인이 세상에 나온지 1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캠페인이 전하는 메시지는 강력하고 유효하다.(*이 캠페인은 'LikeAGirl(여자애처럼)'이라는 표현이 지닌 부정적 고정관념을 깨고, 소녀들이 자신감 있게 자신을 표현하도록 독려한 캠페인이다. 단순한 광고를 넘어 '여자애처럼'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재정의하며 전 세계적인 공감과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냈다.)그는 "그 캠페인은 제 딸에 대한 마음으로부터 출발했다. 어린 딸이 세상에서 스스로를 어떻게 바라보게 될지를 생각했을 때, 도저히 그냥 지나칠수가 없었다"며 "여성의 평등과 다양성은 여전히 진행 중인 과제다. 최근 몇 년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정치적, 사회적 후퇴가 일어나면서 다양성과 포용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그렇기에 이 캠페인이 전하는 메시지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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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디 존 에델만 글로벌 CCO. ©2025 ONE Asia(윤용기 포토그래퍼)
지난 수십 년간 크리에이티브 업계를 이끌어온 주디에게 여전히 크리에이티비티는 '희망'의 언어다.주디 존 CCO는 "크리에이티비티는 낙관주의다. 모든 게 가능하다고 믿는 마음이며, '안 된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 유일한 영역"이라며 "좋은 아이디어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에서 시작된다. 어느날 아침 샤워 중에 떠오른 생각 하나가 세상을 움직일 수도 있다는 점이 크리에이티브 업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다. 이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하고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마지막으로 그는 "이제는 이 업계에 받은 것을 미래 세대에게 돌려주고 싶다"며 "다음 세대를 멘토링하고, 그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세상에 변화를 만드는 아이디어를 앞으로도 계속해서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