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만든 인물이 함께 춤추고 마시고 웃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구현AI 기술의 한계, 2D·3D·모션그래픽 덧입혀 생동감 살려"좋은 퀄리티 위해 오히려 더 비효율적인 과정 필요… 전문가와의 협업도 중요"J4D 대행, 컴파운드 컬렉티브 제작
  • 오비맥주 버드와이저(Budweiser)가 여름을 앞두고 선보인 브랜드 매니페스토 필름(Brand Manifesto Film)이 AI(인공지능)의 한계를 극복한 생생한 감각과 뛰어난 완성도로 주목받고 있다. AI와 실사 간 경계를 허물 만큼 자연스럽고 몰입감 있는 비주얼, 귀에 꽂히는 사운드로 AI 영상 콘텐츠의 가능성을 한층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일 브랜드브리프는 이번 캠페인을 제작한 컴파운드 컬렉티브 전이안 감독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버드와이저 브랜드 매니페스토 필름 제작 과정에서 발견한 AI 시대의 새로운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전이안 감독이 이끄는 컴파운드 컬렉티브는 지난해 100% 생성형 AI로 제작한 한국관광공사의 한국 홍보 영상 'AI Point of View(AI의 시점)'를 선보여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해당 영상은 어딘가 엉성하고 부자연스러웠던 AI 제작 영상의 한계를 뛰어 넘어 완성도 높은 비주얼과 탄탄한 스토리라인, 감각적인 사운드를 선보이며 국내외에서 호평 받았다.

    이번 버드와이저 필름은 'AI Point of View'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AI를 통해 움직이는 인물의 자연스러운 표현과 생동감 넘치는 감각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전이안 감독은 "이제 움직이는 인물도 AI로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AI 콘텐츠에서 결국 중요한 건 '진짜 살아 있는 감각'을 구현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 ▲ AI로 제작한 버드와이저 브랜드 매니페스토 필름. ©버드와이저
    ▲ AI로 제작한 버드와이저 브랜드 매니페스토 필름. ©버드와이저
    이번 버드와이저 프로젝트는 기존 AI 기술의 한계였던 부자연스러운 인물 묘사, 경직된 동작으로 인한 몰입도 부족을 실험적으로 극복했다. 

    영상에는 도심 속 젊은이들의 자유로운 움직임, 클럽과 페스티벌, 거리에서의 활기찬 에너지, 다양한 인물의 자연스러운 표정과 제스처 등이 등장하며, 이는 AI 기반의 프레임 생성과 영상화 작업을 통해 연출된 것이다.

    전이안 감독은 "불과 1~2년 전만 해도 AI로 만든 인물이 웃거나 뛰는 장면은 로봇처럼 보일 수밖에 없었다"며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AI 소스 위에 2D, 3D, 모션그래픽을 정밀하게 덧입히고 컷 리듬, 컬러 매핑, 음악의 감정선까지 맞물리게 하면서 생동감을 살리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버드와이저 캠페인은 대부분 AI로 생성된 영상 클립들로 구성됐으며, 버드와이저 제품을 강조하는 시즐 컷은 실제 촬영된 사진을 AI를 활용해 영상화했다. 일부 페스티벌 군중 장면에서 실제 촬영된 실사 영상을 적절히 배치해, AI와 실사 컷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연출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군중'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었다.

    전 감독은 "페스티벌이라는 콘셉트 상, 여러 명의 인물이 함께 등장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AI가 다수의 인물을 동시에 자연스럽게 그려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특히 영상화 과정에서 인물들이 일그러지거나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종종 발생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같은 장면을 수십, 수백 번 반복해서 생성했고 그중 가장 자연스럽게 나온 클립을 선별하는 작업을 거쳤다. 특정 동작을 연출할 때에도 텍스트로만 설명해야 하다 보니, 세밀한 모션을 구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반 작업에서 보정을 하기도 했지만, 이런 보정에도 한계가 있어 결국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반복적으로 생성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버드와이저 캠페인을 통해 '효율성보다 중요한 건 비효율성을 통한 높은 퀄리티'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것이다. 
  • ▲ AI로 제작한 버드와이저 브랜드 매니페스토 필름. ©버드와이저
    ▲ AI로 제작한 버드와이저 브랜드 매니페스토 필름. ©버드와이저
    또한 업계 전문가들과의 밀도 높은 협업도 콘텐츠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 주효했다. 단 31초의 짧은 러닝타임 안에 브랜드 메시지와 시각적 재미, 거기에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는 요소를 모두 담아야 했던 만큼, 전 제작 과정은 정밀하게 설계됐다.

    컴파운드 컬렉티브는 독립 광고대행사 J4D(제이포디) 김동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reative Director, CD)와의 협업을 통해 캠페인 방향성과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정교하게 조율했으며, 기획된 스토리보드를 기반으로 AI가 제안한 키비주얼, 버드와이저 특유의 레드 팔레트를 중심으로 한 컬러 정렬, 브랜드에 최적화된 맞춤 사운드까지 직접 제작해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설계하는 오디오비주얼 연출로 완성도를 끌어 올렸다. 

    이와 함께 퀄리티 높은 음악 연출과 감정선 구축을 위해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KMR과 협업해 오리지널 음악을 제작했으며 작곡은 INFX(이노픽스), A&R(아티스트&음반 기획·제작)은 정다희 실장이 맡았다. 사운드 자체가 스토리텔링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각 장면에 맞는 디테일한 사운드 레이어링도 설계했다.

    전이안 감독은 "단순한 배경음악을 넘어서 보는 이의 감정을 끌어올리는 사운드 장치가 필요했다"며 "KMR과의 협업은 AI 기반 영상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중요한 열쇠였다"고 강조했다.
  • ▲ 전이안 컴파운드 컬렉티브 감독. ©브랜드브리프
    ▲ 전이안 컴파운드 컬렉티브 감독. ©브랜드브리프
    AI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면서 AI 콘텐츠 영상들이 그야말로 쏟아지는 시대. 컴파운드 컬렉티브는 독보적인 '오디오 비주얼 스토리텔링'으로 AI 콘텐츠를 차별화하고 있다. 

    전 감독은 "일부에서는 'AI에게 요청만 하면 콘텐츠가 쉽게 만들어진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AI를 활용하더라도 크리에이티브의 핵심은 여전히 사람의 창의력에 있다고 믿는다"며 "컴파운드 컬렉티브는 광고, 아트, 뮤직비디오, 인터랙티브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오디오 비주얼 스토리텔링을 쌓아왔다. 단순히 AI를 조작해 쇼츠 영상을 제작하는 오퍼레이터가 아니라, 연출자의 시각에서 AI의 장단점을 명확히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획부터 연출까지 디테일하게 설계해 AI 오디오 비주얼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최대 강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획부터 후반 편집까지 모든 과정이 시청각적 리듬감에 맞춰 설계되며, 영상에 사용되는 음악들도 모두 각각에 콘텐츠에 맞게 기획하고 높은 수준의 프로듀서들과의 협업을 통해 직접 제작해 사용한다"며 "단순히 화려한 이미지가 아니라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브랜드의 톤, 사용자의 몰입까지 고려한 총체적 경험을 지향한다"고 역설했다.

    AI 기술이 영상 산업 내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에도 전이안 감독은 이를 오히려 새로운 기회로 봤다.

    전 감독은 "전자책이 나왔다고 종이책이 사라지지 않은 것처럼, AI도 결국 콘텐츠 시장을 넓히는 기법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영상 산업에서 AI는 카메라, 조명, 편집 툴처럼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진짜 중요한 건 메시지를 설계하고 감정을 조율할 수 있는 사람의 역할"이라고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AI를 쓰면 당연히 빠르고 효율적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좋은 퀄리티를 위해선 오히려 더 비효율적인 과정이 필요하다"며 "AI는 상상력을 확장시키는 도구이자, 기획자와 제작자에게 새로운 장면을 제안해주는 파트너"라고 덧붙였다. 

    컴파운드 컬렉티브는 이번 버드와이저 프로젝트를 통해 AI 영상이 기술을 넘어 감성의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AI가 단순한 시각적 시도에 그치지 않고 움직이는 인물, 구조화된 리듬, 감정선 중심의 사운드가 하나로 맞물리며 시청자의 스크롤을 멈추게 만드는 새로운 숏폼 문법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전이안 감독은 "우리는 지금, AI라는 벽돌을 가지고 감정을 짓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기술을 누가 더 잘 쓰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상상하고 설계하느냐가 크리에이티브의 핵심"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번 버드와이저 캠페인은 유튜브 및 SNS 채널뿐만 아니라, 올 여름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World DJ Festival), 투모로우랜드(Tomorrowland), 보일러룸 서울(Boiler Room Seoul) 등 다양한 음악 페스티벌에서 상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