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불예금 한 달 새 22조 감소·투자예탁금 85조 돌파기업대출은 4개월째 증가 … 정부 기조 맞춰 실물지원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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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강세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시중은행들이 고금리 특판으로 자금 방어전에 돌입했다.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이 한 달 새 22조원 가까이 줄어든 반면, 증권사 투자예탁금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은행권은 증시로 이동하는 예금을 붙잡는 동시에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중소기업대출을 확대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떠안고 있다.1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은행의 10월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647조8564억원으로, 한 달 전(669조7238억원)보다 21조8674억원 줄었다. 이는 지난해 말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반면 증권사 투자예탁금은 85조4569억원으로 늘며 1998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80조원을 넘어섰다. 예금 이탈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 금리가 낮아진 데다 증시가 급등하면서 자금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연말 예·적금 만기 자금을 다시 묶기 위해 고금리 특판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최대 연20% 금리" … MZ세대 겨냥 이색 특판 확산은행권은 단순 금리 경쟁을 넘어 젊은층을 겨냥한 참여형·테마형 상품으로 차별화에 나섰다.신한은행은 최고 연 20% 금리를 내건 ‘오락실 적금’을 선착순 판매 중이다. 8주간 매주 최대 10만 원씩 저축하며, 게임 점수에 따라 우대금리를 차등 적용하는 방식이다. IBK기업은행은 비슷한 콘셉트의 ‘랜덤 게임 적금’을 선보여 최고 연 15% 금리를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은 비대면 전용 ‘NH대박7적금’을 출시해 최고 연 7.1% 금리를 내걸었다.지방은행도 고금리 경쟁에 가세했다. 전북은행의 ‘JB 슈퍼씨드 적금’은 최고 연 13%, BNK부산은행의 ‘썸농구단 우승기원 적금’은 최고 연 8%의 금리를 제공한다.◇파킹통장도 연 4% … 짠테크족 자금 유치전단기 유동성 자금을 붙잡기 위한 파킹통장 금리 경쟁도 치열하다. IBK기업은행의 ‘IBK든든한통장’은 최고 연 3.1%, KB국민은행의 ‘모니모 KB매일이자 통장’은 최고 연 4% 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의 ‘삼성월렛머니 우리통장’도 200만 원 한도 내에서 연 3.5% 금리를 준다.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는 구조 덕분에 이런 상품은 고정 수입을 선호하는 ‘짠테크족’과 단기 자금 보유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은행권 관계자는 “불안한 시장 상황 속에서도 하루 이자 수익을 챙기려는 고객이 늘었다”며 “0.1%포인트 차이에도 예금 이동이 발생해 수신 경쟁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생산적 금융' 기조 따라 기업대출 4개월 연속 증가특판 경쟁이 은행 수익성에는 부담이지만, 예금 기반이 흔들리면 중소기업대출 확대라는 정책 기조에도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은행권이 ‘울며 겨자먹기식’ 수신 방어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10월 말 기준 전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가며 4개월 연속 확대됐다. 특히 운전자금 중심의 단기 대출 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다.은행권 관계자는 “저원가성 예금 확보와 실물경제 지원을 병행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며 “자금 운용 안정과 정책 대응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