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0일 큰 틀 합의 후 3개월 반 만에 관세 협상 최종 마무리2000억달러 '상업적으로 합리적' 투자만 美 대통령에 추천대미 투자 전담 특별 기금 설립 … 외화자산 운용수익 활용미국산 원예작물 관련 요청 전담하는 'US 데스크'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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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미 관세협상 팩트시트 및 MOU'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1.14. ⓒ뉴시스
한미가 14일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세부 내용을 명시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이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총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와 관련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MOU'에 서명했다. 이는 지난 7월 30일 관세협상에서 큰 틀의 합의 이후 약 3개월 반만이다.◆한미, 3500억달러 규모 '전략적 투자 MOU' 체결MOU에 따르면, 총 350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Strategic Investment)는 2000억달러의 투자와 우리 기업의 직접투자(FDI), 보증, 선박금융 등을 포함한 1500억달러의 조선협력투자로 구성된다.2000억달러 투자 사업은 미국 대통령이 미국 상무장관이 위원장인 투자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선정하되, 투자위원회는 사전에 한국의 산업통상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협의위원회와 협의해 상업적으로 합리적(commercially reasonable)인 투자만을 미국 대통령에게 추천한다.정부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투자란 투자위원회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판단했을 때 충분한 투자금 회수가 보장되는 투자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투자분야는 양국의 경제 및 국가안보 이익을 증진시키는 분야로 조선, 에너지, 반도체, 의약품, 핵심광물, 인공지능·양자컴퓨팅 등이다.사업선정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29년 1월까지이며 사업추진에 필요한 자금은 미국의 투자처 선정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최소 45영업일(business days)이 경과한 날 납입한다.우리가 미국의 투자금 납입 요청을 이행하지 못하면 미국은 우리가 미납한 투자금액을 채울때까지 우리가 받을 이자를 대신 받게 되며, 관세가 인상될 수도 있다. 우리가 MOU를 충실히 이행하는 동안에는 이번 합의에 따른 관세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年 200억달러 투자 상한 설정 … 외환시장 불안시 조정 가능2000억달러의 투자는 외환시장 부담 경감을 위해 연간 200억달러 한도로 사업 진척정도(milestone)에 따른 자금요청(capital call) 방식으로 지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 불안 등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시기나 규모 조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미국은 사업 추진에 필요한 연방토지 임대, 용수·전력 공급, 구매계약 주선 및 규제절차 가속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아울러 미국은 전체 프로젝트 관리를 위한 '투자 SPV(특수목적법인))'를 설립하고, 개별 프로젝트별로 '프로젝트 SPV'를 설립한다.투자 SPV는 다수의 개별 프로젝트 SPV를 관리하는 우산형(Umbrella) SPV의 성격으로, 개별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해당 프로젝트 SPV가 갖고 투자 SPV는 모든 프로젝트 SPV의 수익을 모아서 한국이 투자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한다.투자 수익 배분은 원리금 상환 전까지는 한국과 미국에 각각 5대 5의 비율로 배분되고, 원리금 상환 이후부터는 한국과 미국에 각각 1대 9의 비율로 배분된다. 다만, 일정기간(20년)내 전체 원리금 상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경우 수익 배분비율 조정도 가능하도록 했다.상환 이자율은 기준금리와 스프레드(가산금리)의 합으로 구성되는데, 기준금리는 미국 국채 20년물 고정 금리를 적용하고 스프레드 상한은 미국과 일본이 합의한 스프레드보다 30 베이시스 포인트(bp)만큼 더한 값을 적용하기로 했다.미국은 프로젝트에 상품·서비스를 제공할 벤더 및 공급업체 선정시 한국 업체를 우선해야 하며, 개별 프로젝트별로 가능한 한국이 추천하는 한국 프로젝트 매니저를 선정해야 한다. 또한, 투자 이행 과정에서 분쟁이나 갈등이 발생할 경우 협의위원회 등을 통해 최대한 우호적으로 해결해나가기로 했다.◆조선협력투자 모든 수익 한국 기업에 귀속1500억달러 규모의 조선 분야 투자의 경우 모든 수익이 한국 기업에 귀속된다. 투자위원회가 승인한 사업에 대해 한국 정부는 직접 또는 협의위원회를 통해 조선분야 민간투자, 보증, 선박금융 등을 지원(facilitate)한다.정부는 "이는 2000억달러 투자와 같은 수익 배분방식이 적용되지 않고, 발생하는 모든 수익이 우리 기업에게 귀속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조선협력투자에 대해서도 미국은 연방토지 임대, 용수·전력 공급, 구매계약 주선 및 규제절차 가속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투자 재원 조달방안에 대해 정부는 특별법을 마련해 대미 투자를 전담하는 특별기금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를 위해 기금이 직접 외화를 조달하며, 외환시장 영향 최소화를 위해 기금이 외환시장에서 직접 매입하는 방식보다는 외화자산의 운용수익을 활용하거나 외화채권을 발행하는 등 다른 수단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계획이다.이를 위해서는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며 법안에는 대미 투자 이행을 위한 특별기금의 설치, 투자자금의 조달 및 운용방식, 거버넌스 등에 관한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현재 특별법안 마련 등 준비를 신속히 진행 중이다.이번 MOU 체결과 함께 미국은 우리가 그간 요구해왔던 관세인하를 공동설명자료(Joint Fact Sheet)에 명시하고 이를 시행한다.미국은 이미 상호관세를 15%로 인하해 지난 8월 7일부터 시행 중이다. 아울러 MFN(최혜국대우) 관세가 15%를 초과하는 품목에 대해서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충족하는 경우 15%의 관세만 부과됨을 명확히 해 FTA 체결국으로서의 이점을 재확인했다.◆한국산 자동차·부품 관세 15%로 인하현재 부과중인 한국산 자동차·부품에 대한 232조 관세는 15%로, 목재 제품에 대한 232조 관세는 최대 15%로 조정된다.향후 부과가 예고된 의약품 232조 관세의 경우 최대 15%가 적용되고, 반도체(반도체 장비 포함) 232조 관세의 경우 미국이 우리 주요 경쟁 대상(대만)과 추후 타결할 합의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부여하기로 했다.아울러, 특정 항공기·부품에 대해서는 상호관세와 철강·알루미늄·구리 232조 관세를 면제하고, 제네릭의약품(원료·전구체 포함), 일부 천연자원 등 전략품목에 대해서도 상호관세를 면제하기로 했다.관세인하 발효시점 관련해서는 자동차·부품 관세의 경우 전략적 투자 MOU 이행을 위한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달의 1일자로 소급 적용되는 것으로 양국 간 합의했다.목재 제품 232조 관세인하, 항공기·부품에 대한 상호관세와 항공기·부품에 들어가는 철강·알루미늄·구리 관세 면제는 전략적 투자 MOU 서명일부터 발효된다.제네릭의약품, 일부 천연자원 등 전략품목에 대한 상호관세 면제는 연내 개최하기로 한 한미 FTA 공동위원회에서 공동설명자료에 포함된 비관세 관련 이행계획이 합의되는 시점부터 적용하기로 했다.이밖에도 세부 내용에는 '미국 신청 건의 지연을 해소하며 미국산 원예작물 관련 요청을 전담하는 US 데스크를 설치한다'는 내용도 담겼다.김정관 장관은 "그간 관세협상 과정에 동고동락하며 함께 해온 기획재정부 등 유관부처, 한국은행 등에도 사의를 표한다"며 "3500억불이 국익에 부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김 장관은 또 미국 비자 문제와 관련해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미국 측에서도 굉장히 전형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 아마 조만간에 비자 문제 관련돼서 발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