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생 역대 최연소 백화점 대표 발탁'미래 롯데' 위한 대규모 물갈이 신유열 역할 확대 … 거버너스 변화 신호탄
  • ▲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연합뉴스
    ▲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연합뉴스
    롯데그룹이 26일 진행한 2026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지난해에 이어 또 한 번의 대규모 물갈이를 단행하면서 세대교체 기조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냈다. 

    조직 전체의 평균 연령대가 확연히 낮아지고, 주요 계열사 CEO의 3분의 2가 2년 사이 교체된 이번 인사는 단순한 인력 재배치가 아니라 신동빈 회장이 그리는 ‘미래 롯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구조적 전환으로 해석된다. 

    특히 그룹의 신사업 전략을 사실상 관장하는 신유열 부사장의 역할 확대는 세대교체의 속도가 단순한 인사정책이 아니라 거버넌스 변화의 신호탄이라는 평가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롯데는 9년간 유지해온 HQ 체제를 전면 폐지하며 계열사 독립경영을 강화했다. 

    이사회와 대표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각 회사는 기민한 실행이 가능한 ‘작고 강한 조직’으로 재편된다. 

    이 과정에서 60대 임원 절반이 물러났고, 부회장단은 전원 용퇴했다.

    롯데백화점에는 1975년생 CEO가 발탁되고, 그룹 전반에서 40대·50대 중심의 실무형 리더십이 전면에 배치됐다. 이 같은 젊은 인력 구조는 단순한 연령 교체라기보다 조직의 구조적 변화를 뒷받침할 실행력을 확보하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이 같은 인사 기조의 중심축에는 롯데 3세 신유열 부사장이 있다. 그룹의 미래성장실을 총괄해온 신 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 대표를 맡으며 '핵심' 신사업인 바이오 분야의 전면에 나섰다. 

    동시에 롯데지주 내 신설되는 전략컨트롤 조직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되면서 ‘포트폴리오 전환’이라는 그룹의 최상위 전략을 실무적으로 끌고 가는 인물이 됐다. 

    단순 승진을 넘어, 신유열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축을 설계하겠다는 메시지가 분명해진 셈이다.

    신 부사장은 2020년 일본 롯데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이후 5년 만에 상무→전무→부사장으로 빠르게 승진했다. 

    이 기간 동안 롯데케미칼 일본법인에서 사업 검증과 해외 포트폴리오 조정을 경험했고, 지주 미래성장실에서는 해외 투자·글로벌 전략·신사업 검토의 핵심 라인에 있었다. 

    그룹이 바이오, 헬스케어, 글로벌 위탁생산 등 완전히 새로운 영역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 부사장이 맡은 역할은 단순한 ‘승계 플랜’의 상징을 넘어 실질적 사업 전환기의 중심축에 가깝다.

    중장기적으로는 신 회장의 ‘세대교체 의지’와 신 부사장의 실무 경험이 맞물려 그룹 전반의 리더십 지형이 변할 가능성이 크다. 

    HQ 폐지로 계열사 자율성이 커진 상황에서, 그룹 차원의 중장기 전략은 결국 롯데지주 전략조직으로 집중될 수밖에 없다. 

    그 중심에 신유열 부사장이 위치한 현실은 향후 포트폴리오 재편과 글로벌 확장 과제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그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부회장단 전원 교체, 대규모 CEO 물갈이, 실무형 지주체제 확립은 단순한 위기 대응을 넘어 기업 문화 자체를 바꾸려는 의지로 읽힌다. 
    이는 롯데가 더 이상 ‘안정적 내수 기반’에 기대는 기업이 아니라,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와 구조 재편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는 국면으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다만 그룹의 세대교체가 성공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신유열 부사장이 주도하는 신사업들이 조기에 가시적 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인사와 관련 롯데그룹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신속한 변화 관리와 실행력 제고를 위한 성과 기반 수시 임원 인사와 외부 인재 영입 원칙을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