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모시 샬라메 출연한 '마티 슈프림', 스피어·줌 회의 홍보 화제예고편 공개, 스타 인터뷰, 옥외 광고 등 뻔한 홍보 공식 벗어나 '콘텐츠'로 승부단순 노출 대신 대화와 확산 발생시키는 마케팅 전략으로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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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마티 슈프림' 홍보를 위해 라스베이거스 '스피어' 정상에 오른 배우 티모시 샬라메. ©A24
배우 티모시 샬라메(Timothee Chalamet)가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영화관이나 TV 무대 대신,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탁구공 위에 오르는 위험천만한 행보를 보였다.29일 업계에 따르면 티모시 샬라메는 영화 '마티 슈프림(Marty Supreme)' 홍보를 위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상징인 스피어(Sphere) 정상에 올랐다.최근 공개된 60초 분량의 신규 광고에서 티모시 샬라메는 스피어 꼭대기에 올라 "마티 슈프림은 2025년 크리스마스에 개봉하는 미국 영화입니다"라고 외치고, 카메라는 점차 뒤로 빠지며 스피어 전체를 비춘다. 이내 스피어는 거대한 탁구공으로 변하고, 영상 배경에는 시카고 불스 선수 소개 장면으로 유명한 음악이 흐른다.이번 캠페인은 캐시 앱(Cash App)과의 파트너십으로 진행됐다. 캐시 앱은 스피어 외벽을 활용해 영화와 연계된 다섯 가지 커스텀 카드 스탬프를 선보였다. 비행선, 탁구 장비, 영화 로고 등 '마티 슈프림'의 세계관을 반영한 그래픽 요소들이 스피어 디스플레이 전반에 직조되듯 구현됐다. - 스피어 엔터테인먼트 컴퍼니(Sphere Entertainment Co.)에 따르면, 티모시 샬라메는 스피어 꼭대기에 오른 최초의 인물이다.그가 실제로 어떻게 그곳에 올라갔는지에 대한 비하인드 영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화면 속 샬라메는 몸에 안정 장치를 단단히 고정하고 있다. 정교한 CG(컴퓨터 그래픽)을 입히는 대신, 영화 배경이 1950년대인 만큼 의도적으로 로파이(low-fi, 저화질) 감각을 살린 연출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또한 첨단 광고 기술의 집약체인 '스피어'를 압도적인 해상도와 몰입형 비주얼을 앞세워 광고 노출 그 자체를 극대화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하지 않고, 하나의 장치이자 무대로만 사용했다. 시선을 압도하는 기술적 스펙을 과시하기보다는, '스피어' 위에 선 한 명의 배우와 단순한 아이디어를 부각시키는 데 집중한 선택이다. 이는 화려한 스크린을 강조하는 대신, "티모시 샬라메가 왜 저 위에 서 있지?"라는 질문을 던지게끔 만든다.
- 이번 캠페인은 앞서 공개된 '마티 슈프림'의 화제성 광고 캠페인의 연장선에 있다. 특히 샬라메가 영화 홍보를 위해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들을 제안하는 내용의 줌(Zoom) 회의 영상은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약 18분 분량의 해당 영상에서 티모시 샬라메는 영화 제작사인 A24 소속 직원들과 함께 영화 '마티 슈프림'을 홍보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줌 회의에 참여한다. 형식은 평범한 내부 회의처럼 보이지만, 영상이 전개될수록 황당한 웃음을 유발한다.회의 속에서 샬라메는 자유의 여신상을 '마티 슈프림'의 상징색인 오렌지색으로 칠하자는 제안부터, 공동 출연 배우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의 공연 도중 오렌지색 비행선을 타고 등장해 관객 위로 탁구공을 쏟아붓자는 등 말이 되지 않는 아이디어를 연달아 쏟아낸다. 티모시 샬라메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끝까지 진지한 표정으로 밀어붙이고, A24 직원들은 주연 배우인 티모시 샬라메의 눈치를 보며 비위를 맞추기 위해 호의적 반응을 보인다. 톱스타의 나르시시즘과 영화사 직원들의 눈치 싸움을 한 편의 신랄한 블랙 코미디로 완성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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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24
A24는 이번 '마티 슈프림' 광고를 통해, 영화 마케팅의 새로운 문법을 써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예고편 공개, 스타 인터뷰, 화려한 옥외 광고로 이어지는 기존의 정형화된 영화 홍보 공식에서 과감히 벗어나, 홍보 과정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어 자발적인 공유와 확산으로 이어지도록 한 전략이 돋보인다. 단순 노출을 위한 마케팅이 아니라, 대화와 확산을 발생시키는 마케팅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이번 '마티 슈프림' 홍보 캠페인은 '어떻게 더 많이 알릴 것인가'가 아니라 '사람들의 입에 어떻게 오르내릴 것인가'에 대한 답에 가깝다. A24는 전통적인 영화 마케팅 경쟁에서 벗어나, 브랜드처럼 사고하고 크리에이티브처럼 행동하는 스튜디오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단발성 화제를 넘어, 영화 마케팅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하고 있다.지난 2012년 뉴욕에서 탄생한 독립 영화 스튜디오 A24는 '문라이트(Moonlight, 2016)', '미드소마(Midsommar, 2019)', '미나리(2020)',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2022)' 등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를 연달아 선보이며 단순한 영화사를 넘어 하나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한편, 조시 사프디(Josh Safdie) 감독이 연출·제작·공동 각본을 맡은 영화 '마티 슈프림'은 1950년대 뉴욕 언더그라운드 탁구계의 전설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젊은 탁구 신예 마티 마우저(티모시 샬라메)의 삶과 커리어를 따라가며, 최고 중의 최고가 되기 위해 싸우는 과정을 그린 스포츠 드라마다. 티모시 샬라메와 함께 기네스 팰트로, 오데사 아지온, 케빈 오리어리, 프랜 드레셔 등이 출연한다. 한국에서는 2026년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