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AI 반도체 수출 규제+이란 사태 장기화 ‘이중고’外人 약 3주간 17.5조 투매, 코스피‘현금 인출기’ 전락지난해 4월 관세공포 당시 50% 붕괴 이래 처음
  • 국내 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50% 아래로 추락했다. 올해 들어 처음이자, 지난해 4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 우려로 시장이 요동쳤던 이래 약 11개월 만이다. 

    미국발 반도체 규제 재점화와 중동 전쟁 장기화라는 ‘퍼펙트 스톰’이 휘몰아치며 한국 증시의 심리적 마지노선이 무너졌다는 분석이다.

    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장중 49.95%를 기록하며 50% 선이 붕괴됐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밑도는 것은 지난해 4월 대미 관세 사태 당시 대규모 자금 이탈이 발생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 2월부터 시작된 ‘엑소더스’ … 약 3주 만에 17.5조 원 증발

    외국인의 이탈은 지난 2월 중순부터 본격화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2월 13일부터 3월 5일까지 단 하루도 빠짐없이 삼성전자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삼성전자 한 종목에서만 쏟아낸 순매도 대금은 무려 17조 5205억 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 2월 27일 하루에만 약 4조 2323억 원의 매물 폭탄을 투하하며 지분율 하락을 주도했다.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이 5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4월 28일 관세 불확실성 당시 49.97%를 기록한 이래 최초다. 

    ◇ 트럼프 ‘반도체 빗장’에 이란 사태까지 … 겹악재에 투심 ‘꽁꽁’

    시장에서는 이번 50% 붕괴의 주된 원인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강한 압박을 꼽는다. 

    최근 트럼프 정부가 동맹국을 포함한 'AI 반도체 수출 허가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심이 급냉했다. 

    "미국에 투자해야 AI 반도체를 팔 수 있게 하겠다"는 식의 압박과 구매 물량에 따른 차등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의 글로벌 공급망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공포가 반영된 결과다. 

    여기에 이란 사태 장기화로 인한 고유가 상황은 불난 집에 부채질을 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고, 이는 대표적 위험자산인 한국 주식에 대한 기피 현상으로 이어졌다. 

    ◇ “코스피 30% 하락 가능성”… 최악의 시나리오 직면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외국인 비중 50% 붕괴를 국내 증시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진입하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1년 이상 장기화될 경우 코스피 지수가 현재보다 최대 30% 이상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삼성전자 외국인 비중 50%는 단순히 수치를 넘어 한국 시장의 펀더멘털을 상징하는 지표"라며 "트럼프발 규제 공포와 유가 쇼크가 맞물리면서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서 발을 빼는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77% 하락 마감했다.  장중 한때 5% 넘게 급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 자세를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