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원장 “증권사 부동산 PF 정리 지연시 현장점검” 강력 경고“코스피 5000 시대 안착 위해선 리스크 관리·신뢰 회복 필수” 중소형사까지 ‘책무구조도’ 확대 … CEO가 직접 내부통제 챙겨야
  • ▲ 이찬진 금감원장ⓒ김병욱 기자
    ▲ 이찬진 금감원장ⓒ김병욱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코스피 5,000 시대를 맞아 증권업계 CEO들에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와 소비자 중심의 경영 체질 개선을 강력히 주문했다. 특히 타 업권 대비 더딘 증권사의 부동산 PF 부실 정리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정리가 지연될 경우 현장점검에 나서겠다는 경고성 메시지도 던졌다.

    이 원장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회사 CEO 간담회’에서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 및 23개 증권사 대표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이 원장은 우리 자본시장이 코스피 5,000 시대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러한 성과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신뢰 회복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먼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부동산 PF 문제였다. 이 원장은 "금감원의 감축 독려에도 불구하고 증권사의 부동산 PF 부실여신 잔액은 은행, 보험 등 타 권역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25년 9월 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부실여신 규모는 약 3조 6,000억 원으로, 저축은행(1.7조 원)이나 여전사(1.8조 원)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 원장은 "부동산 PF 정상화 과정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적절한 업무처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정리가 지연되거나 영업행위에 문제가 있는 증권사를 대상으로는 현장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와 함께 과거 불완전판매 사태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금융소비자 중심의 DNA'를 경영 전반에 이식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고위험 상품의 경우 기획 단계부터 투자자 입장에서의 수용 가능성을 검증해야 한다"며 "직원의 영업실적뿐만 아니라 고객 이익과 투자자 보호 노력도 핵심성과지표(KPI)에 균형 있게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자본시장 본연의 기능인 '모험자본 공급' 확대도 주문했다. 이 원장은 "발행어음과 IMA(종합금융투자계좌) 등 강력한 자금 조달 수단을 갖춘 만큼 증권사는 혁신기업 발굴의 핵심 도관이 되어야 한다"며 금감원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내부통제와 관련해서는 규제 중심이 아닌 '자율과 책임'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올해부터 중소형 증권사까지 확대 시행되는 '책무구조도'가 형식적인 도입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효능감을 발휘할 수 있도록 CEO들이 직접 챙겨달라는 주문이다. 금감원은 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증권사의 운영 실태를 지속 점검할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증권사 CEO들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고, CEO 차원에서 내부통제를 세심히 살피겠다"며 "자본시장의 본질적 소임을 다해 생산적 금융의 주역이 되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