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70.9%↑, 무역흑자도 사상 첫 300억달러대 진입D램 및 HBM 가격 급등에 반도체 수출 199.5% 급등상반기 반도체 수출, 작년 연간 실적 이미 넘어서
  • ▲ 수출항에 쌓여 있는 컨테이너 모습. ⓒ연합뉴스
    ▲ 수출항에 쌓여 있는 컨테이너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월 1000억달러 벽을 넘어섰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반도체 수출도 처음으로 400억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잇달아 새로 썼다. 한국은 독일·중국·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월 수출 1000억 달러를 달성한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2026년 6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6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70.9% 증가한 1022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입은 30.1% 늘어난 661억달러를 기록했고, 무역수지는 361억5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무역수지가 월 기준 300억달러를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2월 이후 1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조업일수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도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6월 일평균 수출은 45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59.5% 늘었다. 지난 5월 42억8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이다

    이번 수출 신기록을 견인한 주역은 단연 반도체였다. 6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99.5% 늘어난 448억2000만달러로, 월 기준 처음 400억달러를 넘어섰다. 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급증과 함께 D램·낸드 고정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영향이 컸다. 

    DDR5 16Gb 가격은 지난 3월 31달러에서 6월 40달러로, NAND 128Gb 가격은 같은 기간 17.7달러에서 28.8달러로 뛰었다. 고부가 메모리인 HBM 수요 호조세도 이어지면서 반도체 수출 증가 폭을 키웠다.

    반도체 외 품목 수출도 함께 늘었다. 6월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 수출은 574억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28% 증가했다. 20대 주력 수출 품목 가운데 18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하며 반도체 편중이 아닌 전방위적 회복세를 보였다는 평가다. 

    컴퓨터 수출은 SSD 수요 증가에 힘입어 308.8% 급증한 54억1000만달러를 기록했고,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51.9% 늘어난 15억5000만달러였다. 이 중 휴대전화 완제품 수출은 112%, 휴대전화 부품 수출은 33% 각각 증가했다. 자동차 수출은 부품 공급 안정화와 생산 증가에 힘입어 5.8% 늘어난 67억1000만달러, 선박 수출은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비중 확대로 12.9%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중국과 미국 수출이 나란히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대중국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92.1% 증가한 200억3000만달러, 대미 수출은 반도체·컴퓨터·화장품 호조에 힘입어 78.6% 증가한 200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아세안 수출도 183억달러로 월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새로 썼다.

    상반기 누적 수출은 496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8.4% 증가하며 기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수입은 3584억달러로 16.6% 늘었고, 상반기 무역흑자는 1383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1924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63% 증가했는데, 이는 2025년 한 해 전체 반도체 수출 실적(1734억달러)을 상반기 만에 이미 넘어선 규모다. 반도체 외 품목의 상반기 수출도 3043억달러로 16% 늘어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미국의 관세와 중동 전쟁,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호조와 주력·유망 품목의 고른 선전으로 상반기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관세와 유가 변동성 등 불확실성에 대응해 우호적인 수출 환경 조성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다만 수출 증가세가 반도체 가격 상승과 AI발(發) 수요라는 특정 변수에 크게 기대고 있는 만큼 하반기 반도체 가격 조정이나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에 따라 수출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상반기 실적이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한국은행의 8월 수정 성장률 전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