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해협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 불태울 것"국제 유가 10% 이상 급등 … 석화 구조개편 차질 우려원가 상승·물류 대란·마진 축소로 삼중고 위기 직면"장기 봉쇄시 원료·물류·中 리스크로 통합 진전 빨라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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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유가가 전 세계 원유 물동량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여파로 급등하고 있는 2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여파로 국내 석유화학 산업 후속 구조개편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되고, 국제 유가가 단기간 10% 이상 급등하면서 원가 상승이 예고된 상황이다.이는 더욱 강도높은 구조개편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석화 업계는 최근 1차 구조개편을 마치고 후속 개편을 추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목표 감축량 상향 조정과 함께 업체들의 통합을 촉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3일 외신 등을 종합하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2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에 대해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후 해협 봉쇄에 나선 상황에서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직접 공격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타스 통신에 따르면 IRGC 사령관 보좌관인 에브라힘 자바리 소장은 이날 이란 반관영 ISNA통신을 통해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을 불태울 것"이라며 "이 지역에서 단 한 방울의 석유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원유의 70.7%, 액화천연가스(LNG)의 20.4%를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에너지 수급 불안으로 이어져 한국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고 우회 항로를 활용할 경우 해상운임이 기존 대비 최대 50∼8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운송 기간도 3~5일 늘어날 수 있다.국제 유가는 급등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개시 후 첫 거래일인 2일(현지시간) 국제유가와 아시아·유럽 지역 천연가스 가격이 일제히 급등했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77.74달러를 기록하며 전 거래일 대비 6.7% 올랐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배럴당 82.37달러로 13% 급등했다. WTI 선물도 장중 한때 배럴당 75.33달러로 12% 급등했다.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되고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석화 산업은 또다시 중동발 악재로 위기에 직면했다. 중국발 저가공세로 구조적인 불황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겹악재를 맞은 것이다.가장 직접적인 충격은 원가 측면이다. 한국 석유화학 산업은 에틸렌을 중심으로 한 나프타 분해설비(NCC)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나프타 가격은 원유 가격과 거의 연동되기 때문에 유가가 10% 이상 상승하면 원재료 비용 역시 빠르게 상승 압력을 받는다.문제는 제품 가격이 원가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미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에틸렌-나프타 스프레드는 역사적 저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가만 급등하면 마진이 추가로 축소돼 적자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물류 리스크도 간과할 수 없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20%를 담당하는 핵심 통로다. 봉쇄 또는 통항 제한이 현실화될 경우 원유 등 석유화학 원료 수급이 불안정해져 물류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선박 우회 운항이 늘어나면 운임과 보험료가 상승하고, 전쟁 위험 할증료가 추가로 붙는다. 이는 원가를 다시 한번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동시에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석화 제품의 납기 지연과 물류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수요 측면에서도 부정적 파급이 예상된다. 석유화학 제품은 자동차, 가전, 건설, 포장재 등 경기 민감 산업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유가 급등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자극과 금리 부담으로 소비와 제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이번 중동 사태로 석화 업계의 구조조정 압력도 강화될 전망이다. 이미 가동률 조정과 설비 통합, 비효율 설비 셧다운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고유가와 물류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당초 목표했던 생산 감축 규모를 더 늘려야 할 수도 있다.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통상연구원장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도입되는 나프타 물량이 적지않아 석화 업체의 경우 원료조달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며 "수출은 석화제품 가격은 오르지만, 비용도 함께 올라 수익성은 담보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다만 장 원장은 "결국 장기 봉쇄시 원료·물류 리스크 상시화, 중국발 공급과잉 지속, 금융비용 등으로 (석화 업계) 통합 진전이 빨라질수 있다"고 말했다.정부도 중동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비하고 있다. 정부는 2일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중동 상황점검 긴급 관계부처회의'를 열었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유가 급등 우려에 "원유와 석유제품 208일분을 비축하고 있다"며 "장기화에도 확실히 대비돼있다"고 강조했다.문 차관은 또 "액화천연가스(LNG)의 경우 카타르에서 들어오는 중동산이 국내 LNG 수입의 20%로 비율이 굉장히 낮아져 있고, 3월부터는 날씨가 봄으로 변해가면서 가스 수요가 굉장히 낮아지는 구간에 돌입했다"며 "도입선 다변화, 수요 감소, 비축 물량 등을 종합할 때 LNG 수급도 (사태) 장기화에도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