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방 연계 다계좌 거래·허위정보 유포 사건 핵심 후보군 부상금감원, 내부 검토 3~4건 압축 … 수십억~수백억 부당이득 정황코스닥 개인 비중 80% … 온라인 기반 시세조종 피해 확산금융위 특사경 ‘선행매매’와 차별화, 강제수사 앞세워 조직범죄 겨냥美 SEC식 ‘펌프앤덤프’ 대응 본격화 … 시장교란 행위에 첫 칼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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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1호 인지수사' 타깃이 단순 주식리딩방을 넘어선 '조직형 주가조작' 사건으로 좁혀진 것으로 파악됐다. 다계좌 시세조종과 온라인 채널을 통한 매수 유도가 결합된 이른바 '리딩방 시즌2' 유형이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 특사경은 금융위원회가 오는 15일 정례회의에서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 집무규칙' 개정안 의결 이후 중요 사건을 중심으로 인지수사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3~4건 가운데 리딩방과 연계된 다수 계좌 거래, 허위·과장 정보 유포, 특정 종목 집중 매집 정황 등이 포착된 사건이 핵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금감원 조사국은 최근 온라인 투자채널 연계 이상 거래 패턴이 반복적으로 포착된 사건들을 중심으로 자금 흐름 분석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특정 계좌군이 동일 종목을 반복 매집한 뒤 리딩방·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매수세가 유입된 정황이 일부 사건에서 확인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국 안팎에서는 해당 사건들의 부당이득 규모가 수십억~수백억원대에 이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증거인멸 우려가 높고 시장 질서를 교란하거나 투자자 피해 가능성이 큰 중요 사건 중심으로 수사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며 "기존처럼 조사 이후 검찰 절차를 거치는 동안 증거가 사라지는 문제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최근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반복된 '온라인 기반 시세조종' 패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텔레그램·유튜브·오픈채팅방 등에서 특정 종목 매수를 유도한 뒤 단기간 주가를 띄우고 차익을 실현하는 구조다. 일부 종목은 수개월 새 주가가 수배 급등했다가 급락하며 투자자 피해가 대규모로 발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 시장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은 약 80% 수준이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감원 특사경 1호 사건이 과거 금융위원회 특사경 사례와는 결이 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위 특사경 1호는 2022년 주식리딩방 운영자의 선행매매 사건이었다. 운영자가 추천 종목을 미리 사들인 뒤 회원 매수세로 주가를 끌어올리고 매도하는 방식으로 약 2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였다.

    반면, 금감원 특사경은 인지수사와 강제조사를 기반으로 보다 조직화된 시장교란 행위를 직접 겨냥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금감원 내부에서는 임의조사만으로는 휴대전화 폐기나 자료 삭제 등 증거인멸 상황에서 수사에 한계가 있었다는 문제의식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온라인 기반 금융범죄 관련 데이터 분석 역량도 확대하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축적된 이상 거래 패턴과 계좌 연계 구조 등을 AI 기반 분석 기법으로 추적하는 방식이다. 최근 불법사금융 특사경 도입 논의까지 병행되며 조직형 금융범죄 대응 체계를 전반적으로 강화하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해외에서도 유사 범죄는 주요 단속 대상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특정 종목 가격을 끌어올린 뒤 차익을 실현하는 '펌프앤덤프(Pump & Dump)'를 대표적 시장교란 행위로 규정하고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금감원의 이번 수사가 향후 자본시장 감독 기조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투자자 중심 시장에서 반복돼 온 리딩방 기반 불공정거래에 대해 강도 높은 대응이 본격화될 경우, 시장 질서 전반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1호 사건은 단순 적발을 넘어 시장에 강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는 상징적 사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에는 온라인 플랫폼과 다계좌 거래가 결합된 조직형 범죄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금감원 측은 "현재 (특사경 조사 관련)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사건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아직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