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가격 1년 새 40% 급등 … 車업계 원가 부담 확대현대차, 그린워싱 논란 뒤 중단했던 인니 알루미늄 조달 재추진
  • ▲ 현대차 인도네시아 생산법인 현장. ⓒ현대차
    ▲ 현대차 인도네시아 생산법인 현장. ⓒ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이 중동 전쟁으로 원자재 공급망 불안이 커지자 인도네시아산 알루미늄 조달 재추진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물류 차질이 장기화 되면서 중동산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비중동권 알루미늄 공급선 확보를 위해 인도네시아 현지 업체들로부터 알루미늄을 조달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 경량화와 전기차 배터리 효율 향상을 위해 알루미늄 사용 비중이 높아지는 가운데, 기존 중동 중심의 조달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최근 국제 알루미늄 가격은 톤당 3500달러를 돌파하며 1년 전보다 40% 이상 급등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가 가격 상승을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산업계 전반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을 알루미늄 수급 위기의 ‘최대 위험 국가’ 중 하나로 지목했다. 한국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커 글로벌 공급망 충격에 취약하다는 평가다.

    자동차업계는 당장 생산라인이 멈출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으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5월 이후부터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완성차업체들은 통상 2~3개월치 주요 부품 재고를 확보하고 있지만, 원재료 가격 급등과 공급 지연이 동시에 이어질 경우 일부 협력사부터 타격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산 알루미늄 조달 카드를 다시 꺼낸 것도 이 같은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지난 2022년 인도네시아 광물기업 아다로미네랄과 저탄소 알루미늄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현지 환경단체들은 현대차가 아다로미네랄로부터 공급받기로 한 저탄소 알루미늄이 실제로는 친환경과 거리가 먼 석탄발전 기반 전력으로 생산된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들은 그린워싱이라고 비판하며 계약 파기를 요구했다. 이후 현대차는 2023년 말 관련 MOU가 만료되자 이를 갱신하지 않고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현대차가 재추진 중인 인도네시아 공급선이 아다로미네랄인지, 다른 현지 업체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리스크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완성차 업체들의 원자재 공급선 다변화 움직임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