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체감 저조, 반도체 쏠림 심화코스닥은 1년 수익률 66% 그쳐 제약·바이오 악재에 투심 위축정부 코스닥 활성화에도 700종목 오히려 하락삼전·SK하닉 코스피 전체의 45.5%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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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인 7000선을 넘어섰지만, 대다수 투자자들은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반도체 등 일부 대형주 수익률은 크게 뛰었지만, 코스닥시장에서는 제약·바이오를 비롯한 성장주 상당수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들어 76% 넘게 상승하며 7400선에서 거래 중이다. 지난해 연간 수익률 75% 수준을 이미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연초 2400선과 비교하면 3배 넘게 오른 수치다.

    이 같은 상승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방산·조선·원전·증권 등 일부 대형주 랠리가 만들어낸 결과다.

    반면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코스닥지수는 30% 오르는 데 그치며 1200선에서 등락 중이다. 지난해에는 36% 상승했다. 작년 670선과 비교해도 수익률이 2배에 미치지 못했다.

    코스피 시장의 쏠림 구조가 투자자별 수익률을 극명하게 갈랐다는 지적이다. 전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1587조다. SK하이닉스는 1178조다. 두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은 2766조원에 달한다.

    두 종목의 합산 시총은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 6079조원의 45.5%를 차지했다. 코스피 움직임이 사실상 반도체 투톱에 좌우되는 셈이다.

    불과 1년여 전과 비교하면 쏠림 현상은 더 뚜렷하다. 코스피가 저점인 2293.70을 기록했던 2025년 4월9일 당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의 합산 비중은 코스피시장과 국내증시 전체에서 각각 23.1%, 19.6%였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유동성 랠리 기대감과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맞물리면서 두 종목의 주가가 폭발적으로 뛰었고, 코스피 내 비중도 크게 확대됐다.

    업종별 수익률에서도 반도체 쏠림은 확연하다. 두 종목이 속한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최근 1년간 421% 급등했다. 코스피 수익률인 +19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상당수 업종은 지수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했다. 화학은 70% 오르는 데 그쳤고, 전기가스(+60%), 의료정밀기기(+50%), 통신(+36%), 음식료담배(+20%), 제약(4.7%), 부동산(+4.6%), 종이목재(+1.6%) 등도 부진했다. 오락문화는 최근 1년간 4.6% 하락했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투자자들의 박탈감은 더 커진다. 코스피가 3배 수준으로 뛰었지만, 코스피시장 940개 종목 가운데 270여곳(약 28%)은 오히려 주가가 하락했다.

    시장수익률(+192%)을 웃돈 종목은 77개(약 8%)에 불과했다. 10개 중 9개가 코스피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쓰고 있지만, 상당수 투자자에게는 ‘남의 잔치’처럼 느껴지는 배경이다.

    ◆코스닥 1년간 66% 뛰었지만, 1725개 중 700여개  오히려 하락

    특히 코스닥은 더욱 소외됐다. 코스닥은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기대감에 올해 들어서만 30% 넘게 올랐지만, 최근 1년 수익률은 +66%에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92%)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코스닥시장에선 1년간 1725종목 중 700여개(약 40%) 종목이 오히려 하락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부진도 지수 전체를 짓누르고 있다. 그동안 코스닥 상승을 이끌었던 시총 상위 제약·바이오 업종에서 악재가 잇따르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훼손됐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1위를 기록했던 알테오젠에 이어 삼천당제약도 주가가 급락하며 바이오 업종 전반에 불안감이 확산됐다. 삼천당제약은 3월30일 종가 기준 115만원까지 올랐지만, 이날 40만원 수준으로 급락한 상태다. 삼천당제약은 먹는 비만 복제약과 경구용 인슐린 개발 소식에 급등하며 코스닥 시총 1위까지 올랐지만, 이후 관련 계약 내용이 불투명하다는 의혹과 대주주의 블록딜 소식이 나오면서 두 달이 넘도록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도 미국 자회사의 임상 결과 실망감에 4월28일 장중 25.82% 급락했고, 이후에도 약세를 이어가며 코스닥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코스닥 시장 특성상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주 비중이 높은 만큼 특정 종목의 급락이 지수 전체 약세로 번지는 구조가 된 셈이다.

    또한 코스닥 제약바이오가 부진한 건 최근 금리 상승 가능성에 따른 자금 부담과 임상·기술 개발 불확실성 때문이다. 바이오 기업은 연구개발이 오래 소요되기에 지속적인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면서 자금 부담이 커지고, 투자 매력도도 낮아지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앞으로 투자자 계좌 빈부격차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이익 전망이 계속 상향되고 AI 투자 사이클이 이어질 경우 반도체 주식 보유자의 자산은 더 빠르게 불어날 수 있다. 반대로 비반도체 종목과 코스닥 시장에 묶인 투자자는 지수 상승기에도 상대적 박탈감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시장 전체로도 부담은 적지 않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오를 때는 코스피가 빠르게 뛰지만, 두 종목이 흔들릴 경우 지수 전체가 동시에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체력이 넓어진 것이 아니라 특정 종목의 어깨에 올라탄 구조라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PB는 "제 고객들은 코스닥 종목들보다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투자를 권유해서 수익률이 많게는 500%, 적게는 100% 정도 났다"며 "5억원을 넣은 한 고객은 40억원으로 불어나 있다"고 말했다.

    이어 "PB 영업직인 나보다도 수익률이 대박인 고객들이 많다"며 "그러나 대부분 반도체 이외 종목에 투자한 고객들에게는 면목이 없는 상황이다. 이번 상승장에서 돈을 벌지 못한 사람들과 돈 번 사람들의 빈부격차는 다시는 역전할 수 없을 만큼 벌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수만 보면 역대급 상승장이지만 실제 수익은 반도체 대형주 보유 여부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며 "특히 코스닥은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주의 부진이 투자심리를 짓누르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체감 박탈감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