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증상 뚜렷하지 않아 발견 늦어지는 대표 암황달·체중 감소·혈당 이상 반복되면 정밀검사 필요조영덕 순천향서울병원 교수 "몸의 변화 지속되면 조기 진단이 첫걸음"
  • 복부 불편감과 등 통증, 이유 없는 체중 감소, 갑작스러운 혈당 이상이 반복된다면 췌장암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발견 당시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몸의 작은 변화를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12일 조영덕 순천향대학교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은 위 뒤쪽과 척추 앞쪽 깊은 곳에 위치한 길이 약 10~12cm의 장기이며 해부학적으로 머리, 몸통, 꼬리 부분으로 나뉘며 소화와 혈당 조절이라는 핵심 기능을 담당한다"며 "문제는 몸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어 이상 신호를 조기에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췌장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분해하는 소화효소를 만들어 장으로 분비한다. 또 인슐린과 글루카곤 같은 호르몬을 분비해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돕는다. 음식 섭취 이후 영양분을 흡수하고 에너지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장기인데 기능이 상당히 저하되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췌장은 흔히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조 교수는 "췌장 주변에는 주요 혈관과 림프관이 밀집해 있다. 암이 자라면서 주변 조직을 침범하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은 구조다. 실제 진단 시점에 이미 병기가 진행된 환자들이 적지 않아 치료가 까다로운 암으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췌장암 증상은 암이 생긴 위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췌장 머리 부분에 암이 발생하면 담즙이 지나가는 길이 막히면서 황달이 나타날 수 있다. 눈 흰자위나 피부가 노랗게 변하고 소변 색이 짙어지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췌장 몸통이나 꼬리 부분에 암이 생기면 초기 증상이 더 모호하다.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야 복통, 등 통증, 체중 감소, 식욕 저하 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환자가 단순 소화불량이나 근육통으로 넘기다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이유 없는 체중 감소, 기름진 변, 갑작스러운 당뇨병 발생 또는 기존 당뇨 조절 악화도 췌장 이상을 의심해볼 수 있는 신호다. 췌장의 소화 기능이 떨어지면 지방을 제대로 분해하지 못해 지방변이 생길 수 있고, 혈당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당뇨병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췌장암이 의심될 때는 CT 검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반 복부 초음파만으로는 췌장을 충분히 관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정밀 영상검사가 필요하다. 필요에 따라 MRI, 내시경초음파 등을 추가로 시행해 종양의 위치와 크기, 혈관 침범 여부, 전이 여부를 확인한다.

    치료는 병기에 따라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을 종합적으로 결정한다. 췌장암은 여전히 치료가 어려운 암이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조기 발견된 1~2기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약 50%에 근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항암제와 표적치료제, 면역치료제 연구도 빠르게 진행되면서 치료 선택지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조 교수는 "췌장은 조용한 장기이지만 결코 아무런 신호 없이 병이 진행되는 장기는 아니다"며 "평소와 다른 몸의 변화가 반복되거나 지속된다면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췌장암 대응의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