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 토큰화 시장 503억달러 … 2025년 성장률 169%반도체·채권 넘어 부동산·음원·미술품 조각투자 확대 전망한은 “유동성·가격 발견 기능 확보가 시장 안착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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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을 중심으로 75조원 규모까지 커진 글로벌 자산 토큰화 시장에 대응해 한국은행이 국내 STO(토큰증권) 시장 육성 필요성을 공식 제기했다. 한은은 부동산·음원저작권 등 비정형 자산부터 단계적으로 시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금융안정국은 14일 발표한 '국내외 자산 토큰화 현황 및 향후 정책 과제' 보고서에서 "시장 수요가 확인된 비정형 자산을 중심으로 토큰증권 거래를 활성화하고 이후 금융자산으로 확대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자산 토큰화 시장 규모는 올해 3월 말 기준 503억 7000만달러(약 75조원)에 달했다. 연간 성장률은 2023년 65%, 2024년 93%, 2025년 169%로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 아직 전통 금융시장 대비 규모는 작지만 성장 속도만큼은 폭발적이라는 평가다.

    자산별로는 주택담보대출·기업대출 등 신용자산 토큰이 256억 5000만달러로 전체의 51%를 차지하며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이어 MMF·국채 기반 토큰이 142억 6000만달러(28%), 귀금속·에너지 등 상품 토큰이 73억달러(14%) 수준이었다. 특히 MMF·국채 기반 토큰 가운데 미국 국채 비중은 91%에 달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341억달러 규모로 전체 시장의 65.2%를 차지했다. 유럽(14.5%)과 케이맨제도·버진아일랜드 등 규제피난처(14.4%)가 뒤를 이었다. 홍콩과 싱가포르도 제도 정비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선 상태다.

    국내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현재는 부동산·음원저작권·미술품 조각투자에 분산원장 기술을 접목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다만 올해 2월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토큰증권 발행·유통의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은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된다. 국내 조각투자 누적 규모는 올해 1월 기준 약 6400억원 수준이다.

    한은은 토큰화의 장점으로 거래 효율성과 접근성 확대를 꼽았다. 자산 거래 전 과정을 분산원장에서 처리하면 결제 주기를 단축하고 중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고가 자산을 소액 단위로 분할할 수 있어 개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반면 금융안정 리스크도 적지 않다고 경고했다. 토큰화 자산과 기초자산 간 유동성 불일치, 재담보화에 따른 레버리지 확대, 블록체인 네트워크 난립에 따른 시장 분절 가능성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스테이블코인과 연결될 경우 단기국채·예금 등 전통 금융시장으로 충격이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이에 따라 결제 자산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나 은행 예금·예금토큰을 우선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훈 한은 과장은 "시장 초기에는 파일럿 테스트와 규제 샌드박스를 병행하며 안정적으로 제도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은 엄격한 규제와 준비자산 안정성이 확보된 경우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