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실무 워킹그룹 출범…안보 논의 본격화3500억달러 규모 1호 대미투자 발표 협상 변수美, 쿠팡·온플법 거론 "美 기업에 공정한 대우""올해 안에 협정안 마련돼 美 의회에 상정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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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미 정상회담 기념촬영을 마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2025.10.29. ⓒ뉴시스
한·미 양국이 지난해 정상회담 공동설명자료(JFS·조인트팩트시트) 이행을 위한 실무 워킹그룹 출범에 합의하면서 그동안 답보 상태였던 핵추진잠수함(핵잠) 도입과 우라늄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다만 미국이 쿠팡 문제와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 등을 거론하며 미국 기업에 대한 공정한 대우를 압박하고 있고, 오는 6월 이후 발표될 1호 대미투자 프로젝트가 협상의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21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앨리슨 후커 미 국무부 정무차관과 만나 JFS 이행을 포함한 한·미 관계 전반과 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양국은 다음 달 한국에서 안보 분야 JFS 이행을 위한 첫 킥오프(kick-off) 회의를 열고 실무 워킹그룹을 가동하기로 했다. 후커 차관은 수주 내 범부처 합동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할 예정이다.이번 워킹그룹 출범은 지난해 11월 JFS 발표 이후 처음으로 양국 협상팀이 공식 협의 테이블에 앉는 것이다. 그동안 6개월 넘게 진전을 보지 못했던 한국형 핵잠수함 개발과 한·미 원자력협정 재개정 논의가 본격적인 협상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특히 정부는 이달 말 '대한민국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 발표를 추진 중이다. 해당 계획에는 한국형 핵잠 확보 원칙과 건조 로드맵, 핵 비확산 원칙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에 따르면 해군은 최근 합동참모본부에 핵잠 소요제기서를 제출했으며, 합참은 이달 중 합동참모회의를 열어 소요결정을 마무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다만 미국 측이 통상 문제와 안보 협상을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미 국무부는 이날 발표문에서 "미국 기업에 대한 공정한 대우 보장과 시장 접근 장벽의 신속한 해소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서는 사실상 쿠팡과 온라인플랫폼법 문제를 겨냥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미국은 그동안 한국의 대미 투자 약속 이행 속도와 미국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가능성을 문제 삼으며 본격적인 안보 협의를 유보해왔다. 특히 미국 기업인 쿠팡에 대한 규제 논란과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온플법을 비관세 장벽으로 인식하고 있다.이에 따라 향후 핵잠 및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 논의 과정에서 통상 현안이 협상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국이 핵 비확산과 기술 이전 문제를 이유로 협상 속도를 조절할 경우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대미 투자 프로젝트와 미국 기업 규제 문제가 사실상 연계될 수 있다는 것이다.실제 정부는 다음 달 18일 시행 예정인 '한미전략투자특별법'을 계기로 대규모 대미 투자 프로젝트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한·미 양국은 상호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에 합의했다. 이 가운데 전략산업 분야 2000억달러와 조선 분야 1500억달러 투자 이행을 위한 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현재 유력한 1호 투자 후보로는 미국 루이지애나 LNG 수출 터미널 건설 사업과 미국 내 신규 원전 건설 사업 등이 거론된다. LNG 사업은 한국이 안정적인 가스 물량을 확보하면서 미국은 인프라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국 모두 실익이 있는 사업으로 평가된다. 특히 LNG선과 플랜트 분야 경쟁력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의 수주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원전 분야 역시 유력 카드로 꼽힌다. 미국은 AI 산업 성장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2030년까지 신규 대형 원전 10기를 건설하는 '원전 르네상스' 전략을 추진 중이다. 미국이 설계 기술은 보유하고 있지만 신규 원전 건설 경험과 공급망이 크게 약화된 상황에서 한국의 시공 역량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전문가들은 향후 발표될 대미 투자 프로젝트가 단순 통상 협력을 넘어 핵잠·원자력 협상과도 연계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통상과 안보를 하나의 패키지로 접근하는 만큼, 한국도 전략 산업 투자와 에너지·안보 협력을 함께 묶어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다.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한·미 핵추진잠수함 및 우라늄 농축·재처리 협의와 관련해 "미국이 협상 속도를 조절한 것은 한국 측의 대미 투자 계획이 얼마나 구체화되는지를 지켜보려는 측면도 있다"며 "1500억달러 규모의 조선 투자와 2000억달러 전략 투자 계획이 사실상 협상과 연계돼 있는 만큼, 미국도 우리 측 투자 계획을 보면서 협조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농축·재처리 권한 확보를 위해서도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양국 간 구체적인 논의가 불가피하다"며 "올해 안에 협정안이 마련돼 미 의회에 상정될 수 있도록 앞으로 밀도 있는 협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또 쿠팡 제재와 온라인 플랫폼법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국과 미국의 시각 차이가 존재한다"며 "미국은 쿠팡을 미국 기업으로 보기 때문에 미국 기업이 불이익을 받는 문제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고, 이런 부분들도 앞으로 해결돼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