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두나무 지분 6.55% 확보 … 은행-거래소 관계 '제휴'서 '투자' 단계로업비트 실명계좌 계약 만료 앞둔 케이뱅크 … 복수 은행 체제 가능성도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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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금융그룹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에 1조원 규모 투자를 단행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를 국내 금융권과 가상자산업계 관계 변화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실명확인 입출금계좌 제휴를 중심으로 이어지던 시중은행과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에서, 하나은행이 두나무 주요 주주로 직접 참여하게 됐다는 점에서다. 특히 업비트와 단독 제휴를 이어온 케이뱅크의 독점적 지위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약 1조원 규모를 투입해 두나무 지분 6.55%를 인수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은 다음달 15일 시중은행 최초로 두나무 지분을 직접 확보하며 5대 주주에 오른다.

    배경에는 기존 은행 수익 구조의 한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대마진 중심의 전통 금융 모델은 금리 사이클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반면 디지털자산 시장은 수탁, 결제, 스테이블코인, 플랫폼 수수료 등 새로운 비이자이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영역으로 꼽힌다.

    규제 환경 변화 가능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논의와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사의 디지털자산 시장 참여 폭도 점차 넓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거래소의 내부통제 강화와 제도권 편입 과정에서 대형 금융사의 역할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시장 환경이 달라졌고 가상자산 제도화 입법도 추진되고 있는 만큼 변화된 상황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며 금가분리 규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은행과 디지털자산 기업 간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제이피모건체이스가 블록체인 기반 결제·토큰화 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일본에서도 일본 최대 금융그룹인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그룹(MUFG)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인프라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투자로 가장 부각되는 영역은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자산 인프라 시장이다. 스테이블코인은 향후 은행권의 핵심 수익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거래소는 유동성과 사용자 기반을, 은행은 규제 신뢰성과 결제 인프라를 제공하는 상호 보완 구조가 형성되면서 양측 역할도 점차 겹치고 있다.

    이번 변화에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곳으로는 케이뱅크가 거론된다.

    케이뱅크는 업비트와의 실명확인 입출금계좌 제휴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업비트 이용자 유입은 케이뱅크 수신 확대의 핵심 축으로 평가돼왔다. 특히 가상자산 예치금 기반 수신 구조 비중이 적지 않은 만큼 업비트와의 관계 변화는 성장 모델 자체와 직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업비트와 케이뱅크 간 실명계좌 제휴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하나금융이 두나무 주요 주주로 올라서면서 기존 단독 제휴 구조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점이다.

    다만 케이뱅크 측은 업비트와의 협력 관계에 큰 변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 관련 사업에서도 다양한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향후 지분 투자와 같은 전략적 파트너십 논의에도 참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업비트의 복수 은행 체제 전환 ▲하나은행의 실명계좌 사업 직접 참여 ▲기존 단독 제휴 구조 약화 등의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현실화될 경우 케이뱅크의 독점적 지위는 구조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은행과 거래소 관계가 실명계좌 제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주요 주주 참여와 공동 사업까지 논의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며 “특히 업비트 의존도가 높은 케이뱅크는 향후 제휴 구조 변화 여부에 따라 성장 전략 재점검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