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9~18세 월 1.3만원 보편지급 … 외국인 청소년도 포함서울교육청, 작년 9207억 적자 … 경기 이어 전국 2번째로 커고정비 비중 78%·'자체부담채무' 평균 3배 이상 … 재정탄력성 빠듯신규 보편복지 확대 적절성 논란 … 선거용 돈풀기 지적
  • ▲ 정근식 후보.ⓒ서울교육청
    ▲ 정근식 후보.ⓒ서울교육청
    다음 달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시교육감 연임에 도전하는 정근식 후보가 초·중·고등학교 여학생에게 월 1만3000원의 생리용품 바우처를 보편지급 하겠다고 밝히면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교육청이 최근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신규 보편적 복지 사업의 적절성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정 후보는 28일 세계 월경의 날을 맞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리용품은 학생들의 기본 생활 필수재이고 학생이 불편·부담을 겪지 않게 하는 것도 교육의 책임이라며 서울형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지급 정책을 발표했다.

    기존 학교 화장실에 비치했던 생리용품 지원을 바우처 방식으로 확대하겠다며 만 9~18세 여학생에게 월 1만3000원, 연간 15만6000원 규모의 바우처를 지급하겠다고 했다. 지원 대상에는 초·중·고 학생뿐 아니라 학교 밖 청소년, 외국인 청소년, 재외동포 청소년도 포함된다. 아울러 학교 내 긴급용 생리용품 비치도 유지한다.

    재원은 중앙정부와 시교육청, 서울시와 자치구가 분담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 ▲ ⓒ서울교육청
    ▲ ⓒ서울교육청
    그러나 서울교육청의 살림살이가 최근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상태여서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해 나온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실에 따르면 교육부 전자누리집 지방교육재정알리미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2025년 지방교육재정 분석 종합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전국 시·도교육청의 통합재정수지가 2023년 2조2102억 원 적자에 이어 2024년에도 8조784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는 한 해 세입·세출을 비교해 지방교육재정의 흑자·적자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다. 같은 기간 적자 비율은 2023년 마이너스(-) 2.45%에서 2024년 -9.21%로 악화했다.

    최근 5년(2020~2024년) 흐름을 보면 2022년 전국 17개 교육청이 모두 흑자를 냈다가 2023년 세수 감소 영향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줄면서 서울교육청 포함 12개 시·도교육청이 적자로 돌아섰다. 2024년엔 전국 모든 교육청이 적자를 기록했다.
  • ▲ 2025년 지방교육재정분석 종합보고서 중 서울교육청 재정분석 결과.ⓒ서울교육청
    ▲ 2025년 지방교육재정분석 종합보고서 중 서울교육청 재정분석 결과.ⓒ서울교육청
    2024년 통계를 보면 서울교육청은 적자 규모가 9207억 원으로, 경기교육청(1조9356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2024년 서울교육청 총예산은 전년도 이월액(7835억 원) 포함 총 13조4038억 원으로, 이 중 11조9935억 원을 집행했다. 다 못 써서 다음 해로 넘긴 돈이 7181억 원, 사업 축소와 집행 부진 등으로 쓰지 못하고 남은 불용액이 6923억 원이다. 이월·불용액이 1조4000여억 원에 이른다.

    겉으로 보면 못 쓰고 남은 돈이 있어 흑자인 것처럼 보이지만, 재정건전성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들어온 돈 대비 얼마나 썼는지를 살펴보는 통합재정수지는 -7.60%로 적자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9.21%)보다는 그나마 양호했다.

    쉽게 말하면 통장에 아직 잔액이 남아 있고 생활비도 일부 여유가 있는데 실상은 월급보다 씀씀이가 커 적금을 깨서 생활했다는 얘기다.

    빚 관리가 얼마나 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총 관리채무 비율은 2.64%다. 총예산(예산현액)을 고려해 단순 환산하면 약 3500억 원 수준이다. 문제는 교사 인건비·학교 운영비 등 서울교육청의 고정지출비용 비중(경상적 지출비율)이 78.47%로 전국 평균(75.19%)보다 다소 높고, 자체 추진 사업 등으로 교육청이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자체부담 관리채무 비율은 1.71%로 전국 평균(0.46%)보다 꽤 높다는 점이다. 이는 스스로 갚아야 할 빚의 비율이 시·도교육청 평균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고, 상대적으로 고정비 부담이 높은 구조여서 재정 운용의 탄력성은 다소 빠듯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서울교육청의 재정이 당장 빚더미에 올라설 수준은 아니지만, 재정 여유가 많은 것도 아닌 만큼 관리가 필요한 국면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 정 후보의 생리용품 바우처 공약을 두고 표(票)퓰리즘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초경 나이가 평균 만 12세 안팎으로 빨라지는 추세라고 해도 만 9세 어린이까지 일률적으로 현금성 복지를 확대하는 것은 실효성보다 선거용 돈풀기라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