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회사 일반주주 동의가 핵심 요건…영업·경영 독립성만으론 부족자회사 분리상장 막히며 지주사 재무 안정성 핵심 변수로휴온스, 소액주주 12% 결집에 임시주총·3%룰 준용 검토"결집한 일반주주 의결권, 구조개편 기업의 새 관문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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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7월 시행되는 중복상장 규제는 자회사 상장을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으로 전환하고, 모회사 일반주주의 실질적 동의 절차를 핵심 요건으로 요구한다. 자회사의 분리상장 경로가 막히면서 자금조달에서 모회사 역할이 커지고, 지주회사의 재무 안정성이 핵심 변수로 부각될 전망이다. 비상장 자회사 휴온스랩을 상장사 휴온스가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소액주주 12%대가 결집해 반발하자, 휴온스그룹은 임시주총 소집과 '3%룰'의 자발적 준용을 검토하며 새 규제가 만들 변화를 앞당겨 보여주고 있다.

    17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중복상장 예외 허용을 위한 3대 심사 기준은 영업 독립성, 경영 독립성, 투자자 보호로 제시됐다. 영업 독립성과 경영 독립성이 재무 데이터나 임원 구성 등으로 증명할 수 있는 정량적 요건인 반면, 투자자 보호 요건은 모회사 일반주주의 동의 여부와 주주 소통 절차를 직접 확인하는 항목이어서 규제의 본질로 꼽힌다.

    결과적으로 자회사 상장이라는 자본조달 행위는 이사회의 일방적 권한에서 분리돼 모회사 일반주주의 동의 절차 아래 놓이는 구조로 설계됐다. 구조개편을 추진하는 기업은 앞으로 결집한 일반주주 의결권과 개정 상법이라는 두 관문을 마주하게 되고, 자회사의 분리상장 경로가 막히는 만큼 자금조달에서 모회사 역할이 커져 지주회사의 재무 안정성이 밸류에이션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런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하고 있는 곳이 휴온스그룹이다. 비상장 자회사 휴온스랩을 상장 계열사 휴온스가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지주사 휴온스글로벌 주주에게 귀속될 가치가 휴온스 주주 및 최대주주 측으로 이전될 수 있다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소액주주들이 연대해 12.16%의 지분을 결집하자, 회사는 임시주주총회 소집과 '3% 룰'의 자발적 준용을 검토하며 주주 소통에 나섰다.

    '3% 룰'은 감사위원 선임·해임 때 적용하는 상법상 제도를 준용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지분율과 관계없이 3%까지만 제한하는 방식이다. 다만 같은 지분 구조라도 적용 방식에 따라 결과는 갈린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각자에게 3%씩 허용하는 '개별 3%'를 적용하면 이들의 잔존 의결권이 15.36%에 달해, 정족수를 채우기 쉽지 않은 일반주주가 의사를 관철하기 어려워진다. 반대로 특수관계인 전체 지분을 합산해 3%로 묶는 '합산 3%'를 적용하면 원래 57.14%에 달하던 최대주주 측 의결권이 3%로 줄어, 결집한 소액주주 표가 표결의 향방을 가르게 된다.

    이런 방향성은 정책 행보에서도 확인된다. 정부는 지난 3월 18일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중복상장 원칙금지 방안을 발표했다. 이어 금융위원회는 4월 16일 한국거래소와 공개세미나를 열어 개인·기관투자자, 상장사협의회, 증권사, 한국VC협회, 학계·법조계 등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세미나 축사에서 "상장의 이익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비대칭적인 중복상장"과 "전체 주주에게 공정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중복상장"을 엄격히 구분하여 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5월 20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후속 패널토론에서는 구체적인 규제 강도를 둘러싼 시각차가 드러났다. 자본시장연구원 남길남 선임연구위원은 주주동의 방식으로 특별결의, 최대주주 의결권 3% 제한, 지배주주 의결권 전원 배제 등 세 갈래 안을 제시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더 강한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차파트너스 김형균 본부장은 중복상장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하며, 3% 룰이 감사위원 선임 용도로 만들어진 제도인 만큼 영업양도와 같은 중대 사안에 적용하기는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성균관대 남궁주현 교수와 법무법인 세종 황현일 변호사는 신중론을 제시했다. 남궁 교수는 부분적 의무화가 현실적인 절충안이라고 봤고, 황 변호사는 기존 상법 체계와의 정합성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구조개편을 추진하는 기업은 결집한 일반주주 의결권과 개정 상법이라는 관문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