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적립금 508조 돌파 … 은행권 성장세 두드러져보험사 수익률 개선에도 원리금보장형 비중 여전기금형 도입 논의 본격화 … 보험업계 대응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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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시장의 무게중심이 확정급여형(DB)에서 확정기여형(DC)·개인형퇴직연금(IRP)으로 이동하면서 20년 가까이 적립금 1위를 지켜온 삼성생명이 처음으로 선두 자리를 내줬다.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퇴직연금이 빠르게 늘면서 보험사 중심이던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17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508조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총액 기준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한 것이다.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신한은행의 1위 등극이다. 신한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54조7391억원으로 삼성생명(53조4763억원)을 제치고 전체 42개 퇴직연금 사업자 가운데 가장 많은 적립금을 기록했다. 2005년 퇴직연금 제도 도입 이후 선두가 바뀐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삼성생명의 적립금은 지난해 1분기 52조4544억원에서 올해 53조4763억원으로 1조219억원(1.9%)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46조3974억원에서 54조7391억원으로 8조3417억원(18.0%) 증가했다.신한은행은 DB형 18조519억원, DC형 15조8239억원, IRP 20조8633억원으로 유형별 적립금이 고르게 분포됐다. 특히 IRP 적립금은 1년 새 3조4837억원 증가했다. 반면 삼성생명은 전체 적립금의 약 76%인 40조6043억원이 DB형에 집중돼 있다. DC형은 8조7961억원, IRP는 4조759억원 수준이다.업계에서는 퇴직연금 시장의 중심축이 DB형에서 DC·IRP로 이동하고 있는 점을 순위 역전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이 운용 책임을 지는 DB형 중심 구조가 형성되면서 이율보증형 상품에 강점을 가진 보험사들이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DC형과 IRP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보험업계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여전히 DB형과 원리금보장형 상품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반면 은행권은 DC·IRP 시장 확대에 맞춰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하며 가입자를 끌어모았다.퇴직연금 가입자들의 투자 성향이 적극적으로 변하면서 은행과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경쟁이 치열해진 셈이다.이에 보험업계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삼성생명은 연초 DC·IRP 영업 전담 조직을 분리했다. 메리츠화재는 DB형 중심이던 퇴직연금 사업을 DC·IRP로 넓혔다. KB손해보험은 최근 7년 만기 이율보증형 상품을 출시하며 상품 라인업을 확대했다.보험업계는 향후 DC·IRP 중심 시장 재편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시장 경쟁 구도에 또 한 번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퇴직연금 적립금 상당 부분이 DB형에 집중돼 있다"며 "현재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논의를 가장 큰 변수로 보고 있어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