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종전 협상 답보 … 호르무즈 해협 불확실성 지속SCFI 9주 연속 상승 … 고환율·원자재 가격까지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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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뚜렷한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전자 업계의 물류비 부담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다 해상 운임과 원자재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하반기 수익성 개선 여부는 중동 정세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카타르 도하에서 종전 이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 협상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진전 없이 회담을 마무리했다. 양측은 직접 대면하지 않은 채 중재국을 통한 협의만 진행했으며 추가 실무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업계는 종전 협상 지연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해상 물류 불확실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상승했던 위험 해역 보험료와 선박 대기 비용, 운항 지연 등이 여전히 해상 운임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실제 글로벌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최근 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의 추가 관세를 앞둔 조기 선적 수요가 맞물리면서 운임 상승세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전자업계는 물류비 부담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TV 등 대형 가전을 북미와 유럽, 중동 등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부피가 큰 제품 특성상 항공보다 선박 운송 비중이 높아 해상 운임 변동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대형 가전은 컨테이너 운임과 유가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며 "중동 정세가 안정돼야 물류비 부담도 점차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시장 공략에도 당분간 신중한 접근이 이어질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프리미엄 TV와 대형 냉장고, 고효율 에어컨 등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높은 시장이지만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소비 회복 속도 역시 예단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동안 물류비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 운송 계약과 대체 항로 활용, 현지 생산 확대 등을 추진해왔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물류 업체와의 중장기 파트너십과 대체 운송 수단 활용 등을 통해 물류비 상승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 역시 "전체 물류비 상승은 예상되지만 현지 생산 확대와 대체 항로 활용 등을 통해 실제 물류비는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업계는 중동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더라도 실제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쟁 기간 상승한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 부담이 2분기 실적에 일부 반영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운임과 보험료도 계약 갱신과 항로 정상화, 선복 재배치 등을 거쳐야 안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물류비는 현물 운임 뿐 아니라 장기 계약과 선복 상황 등에 따라 결정된다"며 "협상 진전 여부와 환율, 원자재 가격 등 대외 변수도 함께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미·이란 협상 추이와 해상 운임 안정 여부가 하반기 수익성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경우 물류비 부담이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