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근태정보 악용 논란에 조회 기능 전격 중단직원들 맞대응 나서…급여공제 기부약정 해지 인증 확산성과급 갈등, 개인정보 넘어 기부문화까지 흔들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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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성과급과 파업 논란을 넘어 인사시스템과 사회공헌 영역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회사가 부서원 근태조회 기능을 중단하자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급여공제 방식의 정기 기부약정을 해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쟁의행위 참여 여부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근태정보 관리 논란을 거쳐 삼성의 대표적인 임직원 기부 문화까지 흔드는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낮12시부터 사내 근태시스템의 ‘부서원 근태조회’ 기능 운영을 중단했다. 

    회사는 내부 공지를 통해 최근 일부 직원이 해당 기능을 이용해 지난 23일 쟁의행위 당시 근태를 입력하지 않은 직원들에게 근태 입력과 집회 참여를 종용했다는 제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내 게시판에서도 근태정보를 활용해 불특정 다수를 공개적으로 비방하거나 부서별 현황을 확인하는 글이 다수 게시됐다고 밝혔다.

    ◇근태정보 악용 논란 … 삼성, 조회 기능 차단

    이번 조치의 직접 배경은 근태정보의 목적 외 활용이다. ‘부서원 근태조회’ 기능은 업무 협업을 위해 같은 부서원의 출근 여부를 확인하는 용도로 제공돼왔다. 회사는 해당 기능을 집회 참여 여부 확인이나 불참자 압박, 공개 비방의 근거로 활용하는 것은 시스템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회사는 공지에서 직장 내 괴롭힘 유사 사례를 예방하고 부서원 근태조회 기능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근태시스템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노조 미가입자 명단 유포 의혹과 관련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로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이번 근태조회 차단도 사내 정보가 노사 갈등 국면에서 악용되는 흐름을 끊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내부 반응은 엇갈린다. 근태정보를 활용한 압박과 비방은 막아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있지만 일부 사례를 이유로 협업 목적의 기능 자체를 중단한 것이 적절했느냐는 불만도 나온다. 특히 이번 조치가 반도체 사업을 맡는 DS부문을 중심으로 적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사 갈등이 격화한 부문을 겨냥한 조치 아니냐는 시선도 제기된다.

    ◇기부약정 취소로 응전, 사회공헌 축소되나

    후폭풍은 사회공헌 영역으로 번지고 있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근태조회 기능 중단에 반발해 사내 기부약정을 해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기부약정은 임직원이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후원할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프로그램과 금액을 정하면 매월 급여에서 자동 공제되고, 회사가 같은 금액을 1대1로 매칭해 출연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 임직원 기부는 회사 사회공헌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2026년 4월 기준 삼성전자 임직원 7만1622명이 기부약정에 동참하고 있다. 2015년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임직원 아이디어로 시작된 나눔키오스크도 대표적인 임직원 참여형 기부 플랫폼이다. 사원증을 태깅하면 1회1000원씩 기부되는 방식으로, 현재 삼성 23개 관계사에서 국내 108대, 해외 43대 등 총 151대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누적 기부금은 112억원이며, 희귀질환·장애·질병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동 3770명에게 전달됐다.

    삼성전자 한 직원은 “사내 게시판에 기부금 약정 취소 인증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며 “회사에 대한 불만을 기부약정 해지로 표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아직 기부약정 취소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상징성은 작지 않다. 임직원 개인의 자발적 기부와 회사의 매칭 출연이 결합된 구조인 만큼, 일부 직원들의 약정 해지 움직임은 회사에 대한 불신이 사회공헌 체계로 전이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근태정보 악용을 막기 위한 조치가 임직원 참여형 CSR 기반을 흔드는 변수로 돌아온 셈이다.

    ◇노조 갈등 비용, 사회공헌까지 번지나

    이번 사안은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이미 성과급 협상이나 파업 예고의 범위를 넘어섰다는 점을 보여준다. 노조는 성과급 산식 투명화와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를 요구하고 있고, 회사는 정보 악용과 파업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 과정에서 근태시스템, 개인정보, 직장 내 괴롭힘, 기부약정까지 줄줄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갈등의 비용이 회사 밖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근태조회 기능 중단은 내부 시스템 문제지만, 기부약정 해지는 수혜 아동·청소년과 지역사회 지원으로 연결된 사회공헌 재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메시지는 무겁다. 노사 갈등이 임직원들의 선의로 유지돼온 기부 문화까지 흔들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로서도 대응 방식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정보 악용을 막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시스템 일괄 차단은 일부 구성원에게 또 다른 통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근태정보 접근 권한은 직무와 관리 책임에 따라 세분화하고, 목적 외 조회나 2차 활용에 대해서는 명확한 제재 기준을 마련하는 등 대응 방식을 더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