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상원, '세계평화의 날 기념 결의안' 채택최석호 의원 대표 발의 … 역사적 의미·국제협력 가치 제고경희학원 제2회 미원평화상에 '세계원자과학자협회'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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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희학원 설립자 미원(美源) 조영식 박사가 1981년 6월 코스타리카 산호세에서 열린 제6차 IAUP 총회에서 유엔이 세계평화의 날을 제정하도록 촉구하자고 제안하는 모습.ⓒ경희대
‘세계평화의 달’을 아세요? 세계평화의 달은 경희학원 설립자 미원(美源) 조영식 박사(1921~2012)가 ‘세계평화의 날’, ‘세계평화의 해’와 함께 제정을 제안한 구상이다. 팍스 유엔(Pax UN·유엔 중심의 세계평화)을 주장했던 조 박사는 세계대학총장협회(IAUP) 회장이었던 1981년 제6차 코스타리카 샌호세 총회에서 ‘평화는 개선보다 귀하다(Peace is more Precious than Triumph)’라는 기조연설을 통해 유엔 차원의 ‘세계평화의 날·달·해’ 제정을 제안했다. 당시는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냉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핵전쟁의 가능성이 고조되던 시대로, ‘평화 사상을 고취해 인간의 마음을 바꾸어야 한다’고 역설한 조 박사의 제안에, 총회에 모인 600여 명의 대학 총장은 만장일치로 뜻을 모았다.당시는 한국이 유엔 회원국이 아니었기에 코스타리카 정부를 통해 유엔에 공식 안건으로 제출했다. 유엔 연감에 따르면 IAUP는 ‘세계평화의 날·달·해’를 제안했고, 유엔은 같은 해 11월 제36차 총회에서 67번째 결의안(A/RES/36/67)으로 세계평화의 날을 제정했다. 당시엔 정기총회 개막일인 매년 9월 셋째 화요일을 세계평화의 날로 지정했다가 이후 2001년 결의안을 통해 매년 9월 21일로 날짜를 고정했다. 결의안에는 ‘세계평화의 날은 모든 국가와 시민이 평화의 이상을 기념하고 고양하고자 제정됐으며, 모든 유엔 회원국, 산하기관과 기구, 지역 기구, 비정부기구(NGO)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유엔과의 협력하에 특히 교육적 수단을 통해 세계평화의 날의 의미를 되새길 것을 권유한다’고 쓰여 있다.세계평화의 해는 유엔이 1982년 총회에서 1986년으로 지정, 선포했다. -
- ▲ '세계평화의 날 기념 결의안(SR 113)' 채택을 촉구하는 최석호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경희대
세계평화의 날은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전쟁과 테러가 반복되고 경제·외교·안보·통상을 둘러싼 ‘총성 없는 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상원이 ‘세계평화의 날 기념 결의안(SR 113)’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최석호 상원의원 등 22명이 공동 발의한 이 결의안에는 유엔이 제정한 ‘세계평화의 날’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다양성의 중심지인 캘리포니아주가 인류 공동의 평화 유산을 계승하고, 교육과 국제 협력을 통한 평화 운동을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세계평화의 날을 처음 제안한 조영식 박사의 역사적 공헌을 기리는 내용도 포함됐다. 경희대 출신으로 결의안을 대표 발의한 최 의원은 “이번 결의안은 세계평화의 날을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기원을 역사적 기록으로 남기겠다는 의지에서 출발했다”며 “세계평화의 날 제정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고, 그 과정에서 숨겨진 선구자를 재조명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결의안이 채택된 6월 29일은 45년 전 코스타리카 IAUP 총회에서 ‘세계평화의 날과 달, 해’ 제정을 최초로 제안한 날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현지에서 결의안 채택 과정을 지켜본 김종복 경희대 대외부총장은 “조영식 박사의 세계평화를 향한 뜻과 정신이 전해지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뭉클했다.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경희의 간절한 외침이 울려 퍼지는 감동의 순간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이날 캘리포니아주 주도 새크라멘토의 의사당에선 미원평화상 후원재단 주관으로 결의안 채택 선포식도 함께 열렸다. 행사에는 임정택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 김한일 샌프란시스코&베이지역 한인회장, 이석찬 미주한인회총연합회 수석부회장 등 정계, 학계, 시민사회 지도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참석자들은 세계평화의 날 정신을 계승·확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미원평화상 후원재단 상임위원회 김동수 사무총장은 “캘리포니아주 상원에서 조영식 박사의 평화 사상과 리더십을 공식 인정하고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이번 결의안을 통해 전 세계에 새로운 평화 운동의 물결이 확산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 ▲ 지난달 29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회 미원평화상' 수상자 발표 행사. 김원수 경희학원 미원평화학술원 상임고문이 수상자로 세계원자과학자협회(BAS)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같은 날 학교법인 경희학원은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제2회 미원평화상 수상자 발표 행사’를 열었다. 수상의 영예는 ‘인류 종말 시계(Doomsday Clock)’를 매년 발표해 온 ‘세계원자과학자협회(BAS)’에 돌아갔다. BAS는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 프로젝트 ‘맨해튼 계획’에 참여했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J.로버트 오펜하이머 등 과학자들이 1945년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 직후 핵무기와 원자력 전쟁의 위험성을 알리고자 설립했다. 선정위원장인 이리나 보코바 전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BAS는 이념적 분열과 사회적 장벽을 초월해 핵 군비통제·기후위기 대처·기술의 위험 통제 등 글로벌 정책 논의에 지속적 영향을 줬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시상은 오는 9월 21일 유엔 세계평화의 날을 기념해 열리는 ‘제45회 세계평화의 날 기념 국제회의- Peace BAR Festival(이하 PBF)’에서 이뤄질 예정이다.미원평화상은 조영식 박사의 평화 사상을 계승하고자 제정됐다. 제1회 상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2007년 창립한 국제 원로 지도자 모임 ‘디 엘더스(The Elders)’가 받았다.
45년 전 조영식 박사는 세계평화의 시대를 외쳤다. 하지만 평화는 여전히 멀게만 느껴진다. 세계 곳곳에서 분쟁과 폭력이 반복되고, 국제질서는 협력보다 경쟁과 갈등의 논리에 더 자주 흔들린다. 그럼에도 ‘세계평화의 날’이라는 제도적 기억은 매년 9월 21일을 통해 우리에게 묻고 있다. 평화는 선언이 아니라 실천이며, 이상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과제라는 사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