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콩고·인니 광산·제련소 현장 실사미국·유럽 공급망 규제 강화에 검증 비용 부담값싼 광물보다 ‘규제 통과’ 조달 능력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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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완성차 업체의 원가절감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공급망 규제가 강화되면서 핵심 광물이 어디서 채굴되고 어떤 제련 과정을 거쳤는지까지 증명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하위 협력망과 계열사를 통해 들어오는 원재료까지 검증 대상에 오르면서 공급망 관리 난도와 비용이 더 높아지는 모습이다.6일 현대자동차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광물 공급망 관리를 광산·제련소 단계까지 확대하고 있다. 기존 분쟁광물 중심의 관리 범위를 니켈·코발트·리튬·천연흑연 등 배터리 핵심광물 전반으로 넓히고, 해외 광산과 제련소에 대한 현장 실사까지 진행하며 공급망 추적 체계를 강화하는 모습이다.실제로 현대차는 지난해 콩고민주공화국과 인도네시아의 니켈·코발트 광산 및 제련소를 현장 점검했다. 올해는 실사 대상을 8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의 원산지와 생산 과정을 증명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면서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셀 협력사를 넘어 광물 채굴·제련 단계까지 들여다보게 된 것이다.현대차는 콩고민주공화국 사업장에서 인권·노동 관리체계와 환경 리스크 관리 인프라가 취약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정조치 계획 제출과 이행을 요구하고 개선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원재료 단계의 공급망 리스크는 이미 자동차 업계의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례로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신장 지역과 연계된 알루미늄 공급망의 강제노동 리스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장 지역의 알루미늄 생산량은 2010년 약 100만톤에서 2022년 600만톤으로 늘었고, 중국 알루미늄 생산량의 15% 이상, 전 세계 공급량의 9%를 차지하고 있다.이미 해외 완성차 업계에서는 공급망 검증 실패가 통관·출고 차질로 번진 사례가 나오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2024년 포르쉐, 벤틀리, 아우디 등 일부 차량이 미국 강제노동 규제에 걸리며 항구에서 통관이 지연됐다. BMW와 재규어랜드로버 역시 미국 상원 재무위원회 조사에서 강제노동 관련 제재 명단에 오른 중국 업체 부품을 사용했다는 것이 지적됐다.이에 폭스바겐은 지난해 11월 중국 합작사인 상하이자동차(SAIC)와 함께 신장 사업장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폭스바겐은 중국 내 전동화 전환과 판매 부진에 따른 경제적 판단을 매각 배경으로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이 결정이 신장 지역 인권 문제를 둘러싼 투자자와 인권단체의 압박이 이어진 뒤 나온 것으로 본다. 앞서 휴먼라이츠워치는 보고서를 통해 폭스바겐은 알루미늄 원산지 추적에 ‘사각지대’가 있다고 인정했고, 수만개 직접 협력사와 더 많은 간접 협력사로 인해 공급망 투명성 확보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알루미늄 공급망에서 드러난 추적 한계는 배터리 핵심광물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코발트, 니켈, 리튬, 천연흑연 등 주요 광물들의 공급망 검증은 더 까다롭다. 생산·가공 거점의 상당 수가 콩고민주공화국, 인도네시아, 남미, 중국 등에 집중돼 있어 인권·환경·지정학 리스크가 공급망 전반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관리 범위가 넓어질수록 완성차 업체가 부담해야 할 비용도 커진다. 규제 리스크가 낮은 광물이나 검증된 조달처로 공급망을 바꿀 경우 원재료 단가가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전기차 가격을 낮춰야 하는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배터리 원가 절감과 공급망 규제 대응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떠안게 된 셈이다.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원가절감을 위해 새로운 부품 공급처를 계속 검토하고 있지만 실제 계약까지 가는 과정은 훨씬 까다로워졌다”며 “계열사나 하위 협력망까지 따져보면 강제노동이나 제재국 연계 리스크가 뒤늦게 드러나는 경우가 있어 협의가 상당 부분 진행된 뒤에도 계약이 무산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