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평균→3년 평균 검토 … 일회성 성과급 소득 인정 축소가계대출 총량 1.5% 유지, '소득의 질'까지 관리 강화삼성·SK 등 고성과급 업종 영향 … 실질 상환능력 중심 심사KB 3억원 한도는 자율조치 … 금융당국 "타 은행 확산 계획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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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의 수억원대 성과급이 더 이상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크게 늘려주지 못하게 된다. 금융당국이 성과급의 DSR 반영을 제한하기로 하면서 가계부채 관리도 대출 총량을 넘어 소득의 지속가능성까지 관리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1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시 성과급 등 일회성 소득 반영 방식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단기적으로 급증한 소득이 대출 한도를 과도하게 끌어올리는 현상을 막아 실질적인 상환능력을 중심으로 대출을 심사하겠다는 취지다.

    현재는 성과급 등으로 연소득이 평년보다 크게 증가하면 최근 2년 평균 소득을 기준으로 DSR을 산정한다. 금융위는 이를 최근 3년 평균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특정 연도에 발생한 고액 성과급을 평탄화해 대출 한도 산정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평소 연소득이 1억원인 직장인이 올해 성과급 5000만원을 받아 연소득이 1억 5000만원으로 늘었다면 지금까지는 최근 2년 평균인 1억 2500만원 수준이 반영됐다. 앞으로는 최근 3년 평균인 약 1억 1700만원 수준으로 인정돼 DSR 산정 소득이 낮아지고 그만큼 대출 가능 금액도 줄어들게 된다.

    이번 조치는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대규모 성과급이 예상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겨냥한 측면이 강하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제도를 도입하면서 내년 초 지급되는 성과급이 일부 직원 기준으로 수억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 HD현대중공업, LG유플러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다른 대기업에서도 성과급 확대 요구가 이어지는 만큼 적용 대상은 점차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은 성과급 자체를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라 일회성 소득을 지속 가능한 상환능력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세우고 있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특정 시기에 특별하게 소득이 늘어난 부분을 평탄화하겠다는 취지"라며 "실질적인 상환능력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개편은 가계부채 관리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금융위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인 1.5%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하더라도 총량 관리 기조는 완화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신 사무처장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낮아지는 것은 분모인 명목 GDP가 커진 영향도 있다"며 "현재 관리 기조를 완화하면 부동산 시장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당국은 DSR 규제와 함께 고위험 주담대에 대한 자본규제도 강화할 계획이다. 금융회사가 고위험 주담대를 취급할 경우 추가 자본을 적립하도록 유도해 대출 확대 유인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대출 총량과 은행 건전성을 동시에 관리하는 이중 규제가 본격화되는 셈이다.

    최근 KB국민은행이 수도권뿐 아니라 전 지역의 주담대 한도를 최대 3억원으로 낮춘 조치에 대해서는 다른 시중은행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일축했다. 금융위는 해당 조치는 KB국민은행의 자율적인 판단이며 다른 은행들은 동일한 방식의 일률적인 한도 축소를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제도 개편이 단순한 DSR 계산 방식 변경을 넘어 대출 심사의 기준 자체를 바꾸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은 얼마나 많은 소득이 발생했느냐가 대출 한도를 좌우했다면 앞으로는 그 소득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며 "성과급 비중이 높은 반도체와 IT업종 근로자들의 체감 변화가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