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15개 의원 불공정 약관 6개 자진 시정 명령 소비자 권익 강화…선납진료 표준약관 제정도 추진
  • ▲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가 피부과와 성형외과 등 미용의료 분야에서 사용되는 선납진료 이용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대거 시정했다. 환불을 제한하거나 과도한 위약금을 부과하는 조항을 삭제·개선하고, 소비자의 소송 제기와 선납진료권 양도를 제한하는 약관도 손질했다.

    공정위는 다시봄날의원, 톡스앤필의원, 오라클피부과의원 등 최근 2년간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 접수가 많았던 의원급 의료기관 15곳의 선납진료 이용약관을 심사한 결과, 총 6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을 자진 시정하도록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시정된 약관은 ▲계약 해제·해지 제한 ▲과도한 손해배상액 예정 ▲사업자의 법률상 책임 배제 ▲소송 제기 금지 ▲선납진료권 양도 제한 ▲사업자의 일방적인 급부 내용 변경 등 6개 유형이다.

    공정위는 최근 피부과와 성형외과를 중심으로 패키지 시술 등을 미리 결제하는 선납진료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지만, 중도 해지 시 환불을 거부하거나 회피하는 사례가 늘면서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부 의원은 "주관적 불만족은 환불 사유가 아니다", "계약 후 2개월이 지나면 환불이 불가능하다", "이벤트 상품은 환불되지 않는다"는 등의 조항을 운영해왔다.

    이에 따라 해당 의원들은 중도 해지 시 이미 받은 시술 비용과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른 위약금 10%를 공제한 뒤 남은 금액을 환불하도록 약관을 변경하기로 했다.

    과도한 위약금 조항도 시정됐다. 일부 의원은 계약 해지 시 결제금액의 20~30%를 위약금으로 부과하도록 규정했지만, 앞으로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위약금 10%만 공제한 뒤 잔액을 환불하도록 약관을 수정한다.

    사업자의 책임을 면제하는 조항도 삭제된다. 기존에는 환불을 받은 소비자가 병원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못하도록 하거나, 시술 전후 사진 촬영을 거부할 경우 사업자의 책임을 면제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었다. 공정위는 사업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법률상 책임을 부담하도록 약관을 바로잡았다.

    소비자의 권리구제를 제한하는 소송 제기 금지 조항도 삭제된다. 일부 의원은 각종 대중매체에 비방글을 작성하지 않고, 환불 이후 추가적인 법적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거나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요구했다. 공정위는 이를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제한하는 불공정 약관으로 판단했다.

    선납진료권의 양도를 제한하는 조항도 개선됐다. 기존에는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가족 1인에게만 양도를 허용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공정위는 선납진료권이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양도 가능한 채권에 해당한다며 관련 제한 조항을 삭제하도록 했다.

    특정 의료진을 지정해 계약한 소비자의 권리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지정 의사가 퇴사하거나 휴직하더라도 병원이 다른 의료진으로 일방적으로 변경하고 환불은 불가능하도록 규정한 사례가 있었으나, 앞으로는 소비자가 대체 의료진 배정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환불 규정에 따라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약관이 개선된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미용의료 시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선납진료 환불 분쟁을 줄이고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환불 기준과 선납진료권 양도 규정을 합리적으로 개선한 만큼, 이를 반영한 의료 분야 선납진료 표준약관 제정도 검토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분야를 중심으로 불공정 약관과 거래 관행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성과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