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기차 충전시설 보조금 사업으로 CBDC 실증 착수李대통령 "실제로 어떻게 되나 빨리해보라" 조기 추진 주문투명성·행정 효율성 확보 기회 속 '빅브라더 우려'도 상존해 美서도 연준 CBDC 2030년 말까지 금지돼 4년간 제동 금융 감시 확대·개인 금융 자유 침해로 이어질 가능성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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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뉴시스
정부가 이달 전기차 충전시설 보조금 사업을 시작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실증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이는 국가보조금 등 공공재정 집행에 CBDC를 첫 적용하는 사례다. 정부는 보조금 집행의 투명성과 행정 효율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 주도의 CBDC로 정부의 금융 감시와 거래 통제 기반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20일 업계에 따르면 CBDC를 이용한 전기차 충전시설 보조금 시범사업이 한국환경공단 사업자 발표를 앞두고 있다. 시범사업은 올해 30~50㎾급 전기차 중속 충전시설 보조금을 대상으로 약 300억원 규모로 추진된다.공단은 CBDC를 활용해 보조금 지급과 정산 절차를 자동화하고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보조금 관리체계의 디지털 전환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정부는 보조금이 예금토큰 형태로 지급돼 집행부터 최종 결제까지 전 과정이 블록체인에 실시간으로 기록되는 만큼 보조금 집행의 투명성을 높이고 행정 효율성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최근 정부는 한국은행 주도의 CBDC 발행을 강행할 방침을 재확인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통해서도 국채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토큰화하는 시범사업을 내년에 추진하고 한국은행의 CBDC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부처 업무보고에서 "부정수급과 관련해 재경부가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시범사업을 진행 중으로, CBDC 기반 예금토큰에 사용처 등의 속성을 넣어 보조금을 지급하면 자금의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이에 이 대통령은 "디지털 화폐로 금액 흐름 전체를 다 추적할 수 있다는 말인데, 잘하셨다"며 "실제로 어떻게 되나 빨리해보라"고 독려했다.향후 민생지원금이나 각종 복지 급여 등 공공재정 전반으로 확대될 경우 국가의 자금 통제 범위가 개인의 소비 영역까지 넓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급 목적에 맞는 자금 집행과 부정수급 방지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사용처 제한과 거래 추적 기능이 강화되면서 국민의 소비 선택권을 제약하고 금융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또 CBDC 사용이 늘어나면 중장기적으로는 현금 거래가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거래가 전산으로 기록되고 정부나 중앙은행이 거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 정부의 감시 수단으로 오용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이 같은 '빅브라더(Big Brother)' 우려는 해외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법정 디지털 화폐인 디지털 위안화(e-CNY)를 복수 도시에서 시범 운용 중이다. 이를 두고 미국 싱크탱크인 케이토 연구소는 디지털 위안화 도입의 진정한 의도는 지불 시스템에 대한 국가 통제를 강화하고 거래 및 개인 행동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것일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전망했다.미국 역시 CBDC를 경계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의회가 연방준비제도(Fed)의 CBDC 발행을 2030년 말까지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이 대표적이다.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행정명령을 통해 "(디지털달러가) 금융시스템의 안정성과 개인 프라이버시, 미국 주권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최근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연준 의장도 준 청문회에서 미국 CBDC를 "잘못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 등 일부 주정부도 CBDC가 금융 감시 확대와 개인 금융 자유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자체적으로 CBDC 반대법안을 추진해 왔다.국내서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16일 국회 국민동원 청원에 게시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도입 철회 요청에 관한 청원'은 공개 이후 30일 이내 5만명 이상 동의라는 성립요건을 채워 이날 국회 소관위원회에 회부됐다.청원인은 ▲국민의 사생활 침해 및 상시 감시 체제 구축 우려 ▲국가의 프로그래밍 기능(Programmability)을 통한 개인의 자유와 재산권 통제 ▲디스토피아적 금융 소외 및 사이버 보안의 치명적 취약성 등을 이유로 CBDC 도입 계획의 전면 철회와 관련 연구 중단을 요구했다.청원인은 "CBDC 도입은 단순한 화폐 형태의 변화가 아니라, 국민의 '자유'와 국가의 '통제력' 사이의 주도권이 바뀌는 중대한 문제로, 편의성이라는 명목 하에 국민의 사생활과 자유,재산권을 담보 잡힐 수는 없다"며 "정부와 한국은행은 국민의 통제 수단이 될 수 있는 CBDC 도입 시도를 즉각 전면 철회하고, 국민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실물 현금의 유통 권리를 항구적으로 보장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