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둔화 예측에 ‘속도조절’협력사, 인력감축·급여조정 ‘긴축경영’ 나서
  • ▲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19일 경기 이천 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M16 기공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SK
    ▲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19일 경기 이천 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M16 기공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SK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업황에 맞춰 투자속도를 조절한다. 내년 상반기 시장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관측에 올해보다 투자 규모를 줄이는 것이다. 협력사 역시 하이닉스의 움직임에 맞춰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올해 시설투자에 약 16조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투자금액인 10조3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올해 투자금액은 청주 M15 신규 생산라인과 중국 우시 C3 라인 등에 집중됐다.

    반면 내년 투자규모는 올해보다 축소될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 D램 등의 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 수익성 악화가 예견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투자금액을 줄이기로 한 것.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하이닉스의 내년 시설투자 규모가 100억 달러(약 11조3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계획을 설정했다”며 “업황을 고려해 투자는 유동적이며, 내년에는 시장 전망에 따라 올해 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협력사 역시 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업황에 맞춰 긴축경영에 나선다.

    단, 하이닉스처럼 중장기적 관점이 아닌 단기적인 ‘기업생존’을 위해 인력감축과 급여조정 등을 실시 중이다. 이 체질개선은 핵심 인프라인 이천공장을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하이닉스의 실적은 협력사의 생존을 좌우한다. 그간 협력사는 반도체 낙수효과로 하이닉스와 함께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지난해 하이닉스의 협력사 중 매출 상위 39개 업체의 매출과 영업이익의 합계는 각각 13조6160억원, 1조4328억원이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21.3%, 영업이익은 31.6% 늘었다.

    한편, 삼성전자 역시 내년 반도체 시황에 따라 협력사에 체질개선을 주문했다. 이달 초 삼성전자는 협력업체의 모임인 ‘협성회’의 반도체 업체들과 만나 시장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