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영진 분위기 쇄신 위해 자진사퇴 결단 내려"주전산기 문제 제기한 정 감사, 결국 '결자해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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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병기 국민은행 상임감사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KB사태'의 주역들은 모두 KB금융을 떠났다.

정 감사는 9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정병기 감사의 임기는 2017년 1월2일까지다. 하지만 그는 이날 윤 회장에게 사의를 표한 뒤 바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 감사는 사표 제출 직전 '임직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자진 사퇴 배경을 밝혔다.

그는 "신임 윤종규 회장 겸 은행장을 중심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현 시점에 KB의 새로운 경영진의 분위기 쇄신과 경영비젼 구현에 힘을 보태기 위해 사임을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KB의 변화와 혁신에 일익을 담당하려고 저 나름대로 노력해 왔다"며 "특히 주 전산기 전환사업과 관련해 그간 원칙에 입각해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과 설득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지난해 4월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한 감사보고서를 작성해 이사회에 보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이자 않자 정 감사는 다시 이 보고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함으로써 경영진 내부 갈등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가 사퇴를 결심하면서 KB사태와 관련된 인물은 모두 KB금융을 떠나게 됐다.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은 금융당국의 중징계 결정이 내려진 직후인 지난해 9월 4일 스스로 행장직을 내려놓았다.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은 직무정지 결정이 내려지자 기자회견을 열고 법적 절차에 나서는 등 강하게 저항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사회가 그에 대한 해임 결정을 내리면서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경징계를 받은 윤웅원 KB금융지주 부사장과 박지우 국민은행 부행장은 연말 인사에서 물러났다. 사외이사들 역시 KB사태에 대한 ‘책임론’에 휩싸이자, 오는 3월 주총을 끝으로 전원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밖에 김재열 전무(CIO : 최고정보관리책임자)도 KB금융을 떠났다. 김 전무는 지난 1993년 청와대 해킹을 시도해 '고졸 천재 해커'로 유명세를 떨친 인물이다.

그는 2013년 7월 KB금융지주의 최연소 임원으로 발탁됐으나, "국민은행의 주전산기 교체 과정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아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같은 혐의로 현재 검찰에 구속 기소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