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원 발표, "1년 내내 부정적 이슈 판쳐"
  • ▲ 금융소비자원이 2014년 금융소비자 10대 뉴스를 발표했다. 사진은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좌측)이 동양사태 관련 피해자 공동소송을 접수하는 모습 ⓒ 연합뉴스
    ▲ 금융소비자원이 2014년 금융소비자 10대 뉴스를 발표했다. 사진은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좌측)이 동양사태 관련 피해자 공동소송을 접수하는 모습 ⓒ 연합뉴스

금융소비자원이 2014년 금융소비자 10대 뉴스를 발표했다.

금융소비자원이 선별한 올해 10대 뉴스에는 전자금융사기, 금융사의 낙하산 인사, 고객정보 유출 문제,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 무산 등 부정적인 이슈가 모두 차지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2013년 10대 뉴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이런 문제가 금융권의 고질적 문제임이 증명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소비자원이 선별한 금융소비자 10대 뉴스는 다음과 같다.

△대규모 금융정보 유출 사태

올초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크게 부각된 바 있다. 과거에도 유사 사례가 적지 않았고 한국인의 개인정보가 중국 등 국제적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점이 상식처럼 여겨지면서도 제대로 된 대책이 없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는 계기가 됐다.

이 같은 사태를 계기로 국민 모두가 자신의 정보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됐지만, 피해자의 구제 및 보상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KB금융사태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문제를 놓고 임영록 당시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당시 국민은행장이 갈등 구도를 일으켰던 사건.

임 전 회장은 관료 출신, 이 전 행장은 한국금융연구원 출신인 탓에 둘은 각각 '관피아(관료+마피아)', '연피아(금융연구원+마피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금융소비자원은 "이번 사태는 능력과 무관하게 리더 자리에 오른 낙하산 인사들이 서로의 배경만 믿고 세력 다툼을 벌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서금회' 등 금융인사 난맥상 재연

논란을 일으킨 '관피아'와 '연피아'는 KB사태 이후 금융권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그 자리를 '금융정치인'들이 메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지적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동문인 서강대 출신들이 금융권 주요 CEO에 연달아 선임되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

조 원장은 "금융정치인들이 매 정권마다 금융권 고위 인사에 영향을 미치면서 금융권 CEO 자리가 정권의 전리품처럼 인식되곤 했다"며 "이런 문제를 뛰어 넘지 못하는 한, 우리나라 금융산업 경쟁력은 중학교 수준, 우간다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은 스스로 모범규준을 정해 실행하는 등 독립성 확보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전자금융 사기피해 다시 증가

스미싱, 파밍 등 전자금융사기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모든 책임은 피해를 당한 소비자에게 여전히 전가되고 있다.

금소원은 "올해는 전년도에 비해 피해가 증가하는 등 전자금융사기에 대한 대책이 시장에서는 효과가 반감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장 경질 조치

동양사태, 정보유출사태, KB금융사태 등 일련의 금융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정부가 최수현 전 금감원장을 경질한 것도 10대 뉴스 중 하나로 꼽혔다.

단,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금소원은 "최근 '서금회' 등의 논란과 우리은행 매각 실패, KB의 LIG인수 문제 등에서도 책임문제가 제기되면서 다음 번 인사에서는 경질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매각 또 실패

우리금융지주의 계열사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우리투자증권이 각각 새 주인을 찾았다. 우리은행만 남게 되면서, 모회사인 우리금융지주는 해체됐다.

하지만 우리은행 매각은 또 수포로 돌아갔다. 금융당국은 정부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6.97%를 투트랙 방식으로 30%는 전체로 넘겨 경영권을 주고, 나머지는 소수지분으로 쪼갠 후 매각을 시도했다. 하지만 경영권과 소수지분 모두 매각에 실패했다.

금소원은 "금융위가 이에 대한 분명한 향후 계획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과거 이순우 은행장에게는 1년 반정도 임기를 제시했지만, 이번 매각 실패에도 이광구 행장 임명 시에는 2년 임기를 제시했다. 매각의지를 의심스럽게 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금융소비자원은 △금융사태 관련 금소원의 감사청구(동양사태·개인정보 유출 등 금융사고가 계속되자, 금융소비자원은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한 바 있다) △자살보험금 지급 논란 △동양사태 관련 소송 및 분쟁조정 증가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 무산 등을 10대 뉴스로 꼽았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10대뉴스를 발표하며, "2014년은 금융권의 취약한 정보관리 및 인사의 문제가 크게 부각된 해였다"며 "문제의 근본원인은 결국 관치금융의 한계와 폐해라는 점이 다시 확인됐지만, 관치에 대한 책임규명은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소원은 2015년 금융소비자보호 활동 강화는 물론, 금융시장과 금융산업의 자율화 제고 및 관치금융의 해소에 더 많은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