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급제 vs 지분제, 사업방식 놓고 주민 갈등 커져28일 시공사 선정 총회, 조합장 해임 총회 '맞불'
  • ▲ 고덕주공6단지 재건축 사업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뉴데일리경제
    ▲ 고덕주공6단지 재건축 사업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뉴데일리경제

[르포] 재건축 시공사 선정에 나서는 고덕주공6단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건설사 간 시공권 쟁탈전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주민들이 조합장 해임을 추진하는 등 조합과 주민 간 갈등이 일고 있다. 

주민 갈등에 불씨는 시공사 입찰에 나선 대우건설, GS건설, 롯데건설 외에 두산건설이 '130% 확정지분제'를 약속하며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면서 발생했다. 

주민들은 지분제와 도급제를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뉴데일리경제는 고덕주공6단지를 찾았다. 단지 입구부터 "고덕 최고의 랜드마크로 짓겠습니다", "최고지분율로 보답드리겠습니다" 등 대형건설사들의 현수막이 여럿 걸려있었다.

그 중 "두산건설의 거짓유혹에 또 속으면 6단지 재건축의 미래는 없습니다", "조합장 해임 총회" 등의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시공사 선정을 두고 주민 간 이견이 발생한 것이다.

해당 건설사들은 "주민들 간 갈등일 뿐, 건설사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라며 뒷짐 지고 있고, 조합과 일부 주민들이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대우건설, GS건설, 롯데건설은 지난 10일 입찰에 참여했고, 20일에는 GS건설과 롯데건설이 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오는 28일 중흥교회에서 시공사 선정 총회가 열린다. 반수 이상 참여, 반수 이상 득표해야 선정되는 서면 동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입찰에 참여한 세 건설사는 모두 도급제로 제안서를 냈다. 

반면 정식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 두산건설은 130% 확정지분제를 제안했다. 

2010년 두산건설은 지분율 178% 확정지분제를 내걸며 시공사로 선정된 바 있다. 하지만 건설경기 악화로 지분율 조정을 요청하면서 조합과 갈등이 벌어져 지난해 8월 시공사 계약 해지를 통보받은 바 있다.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주민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단지에서 만난 한 조합원은 "GS건설이 인지도가 높아 좋다"고 전했다. 그는 "대우건설은 설명회를 안 해 잘 모르겠다. 롯데건설은 7단지 재건축 사업을 맡아서 그런지 6단지에는 소극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높은 분양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주민은 "GS건설이 아무래도 분양가가 높지 않겠냐"며 걱정을 표했다. 세 회사가 제출한 사업제안서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3.3㎡당 1810만 원, 대우건설은 3.3㎡당 2094만 원, GS건설은 3.3㎡당 1960만 원~2100만 원을 분양예정가로 잡았다.

정기춘 재건축정비사업조합장은 "두산건설이 약속한 지분율을 번복하며 운영비를 지급 안 해 지난해 계약을 파기했다"며 "지난해 두산 측에서 소송을 걸었지만 올 1월 조합이 승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수의 일부 주민과 두산건설이 확정지분제를 명분으로 사업진행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조합원이라고 밝힌 한 주민 역시 "두산건설이 지분제를 하겠다며 정식으로 입찰에 참여했으면 지지를 받았을 수도 있는데, 주민들 갈등만 조장하는 것 같다"며 "보기 안 좋다"고 말했다.


  • ▲ 고덕주공6단지 재건축 사업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뉴데일리경제
    ▲ 고덕주공6단지 재건축 사업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뉴데일리경제

  • 이처럼 시공사 선정을 두고 주민들의 의견이 갈린 가운데 원인을 제공한 두산건설은 말을 아끼고 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단지 내 현수막은 회사에서 제작한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제작한 것"이라며 훼방을 놓고 있다는 조합측 주장에 대해 선을 그었다. 

    또 "조합에서 입찰공고에 두산건설을 제외했기 때문에 정식 입찰에 참여할 수 없었다"며 "28일 시공사가 선정되고,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회사 측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갈등도, 사업도 주민들이 하는 일"이라고 전했다. 

    반면 확정지분제 130%에는 자신 있는 모습이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사업성 검토 결과 현재까지는 130%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두산건설을 지지하는 일부 주민들은 조합의 시공사 선정 총회가 열리는 오는 28일 상일동의 한 자치회관에서 조합장 해임 총회를 열 방침이다. 해당 주민들은 고덕주공6단지의 올바른 재건축을 위해 도급제가 아닌 확정지분제가 필요하다며 조합장 해임을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