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배우며 현장 직원 및 소비자들과 소통에 전력현장서 얻은 아이디어로 경영 전략 수립제품 포트폴리오 확장·AB인베브 네트워크 활용·제품혁신 투자 등 변화 주도카스 등 자체브랜드 수출 2배 늘려, 수년내 아시아 톱10 목표
  • ▲ 김도훈 오비맥주 대표이사 사장. ⓒ오비맥주
    ▲ 김도훈 오비맥주 대표이사 사장. ⓒ오비맥주

    지난 2014년 11월 취임한 김도훈(본명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자르딤) 오비맥주 대표가 한국 현지화 전략에 올인하며 오비맥주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27일 오비맥주에 따르면 김도훈 대표는 취임 직후 한국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 '올바른 방식으로 행하여 성공한다'는 뜻의 한국식 이름으로 바꾸고 명함에도 본명이 아닌 한국 이름만 새겨 넣었다.

    1년 넘게 매주 2회씩 한국어 과외를 꾸준히 받으면서 간단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물론 된소리, 거센소리를 구분할 정도로 한국어 실력이 늘었다.

    또 시간이 날때마다 직접 마트와 편의점, 슈퍼마켓, 호프집, 시장을 직접 돌며 현장 영업직원과 소비자의 이야기를 듣는가 하면 전국 40여개 오비맥주 영업지점과 3개의 공장도 수시로 돌며 현장 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김도훈 대표는 키 190cm, 몸무게 100kg이 넘는 거구로 업계에서는 '애주가'로 통한다. 현장 직원들과 술잔을 기울이는 일도 잦지만 그가 취한 모습을 본 사람이 없다는 전언이다. 주류 도매상과 술을 마시고 새벽에 귀가해도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집 근처 남산공원에서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습관은 김도훈 대표만의 철칙이다.



  • ▲ 김도훈 오비맥주 대표이사 사장 명함. ⓒ오비맥주
    ▲ 김도훈 오비맥주 대표이사 사장 명함. ⓒ오비맥주


    오비맥주 관계자는 "김도훈 대표는 가족들과 함께 슈퍼마켓에 갈 때도 맥주 제품이 어떻게 진열돼 있는지, 어떤 제품이 판매되는지, 어떤 고객이 우리 제품을 사는지 등을 유심히 보는 등 현장에서 맥주시장에 대한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 편"이라면서 "5일중 3일은 현장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전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와 올해 설에 업계 최초로 선보여 완판된 '맥주 선물세트'와 지난해 OB 프리미어에 적용시킨 맛의 변화도 모두 김 대표가 현장에서 직접 들었던 의견에서 비롯된 아이디어다.

    김도훈 대표는 지난 20년 동안 브라질과 중국에서 맥주 전문가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지만 이를 한국 시장에 적용하기보다 한국 시장을 새롭게 배워나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도훈 대표 취임 후 오비맥주의 가장 큰 변화는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장이다. 보통 1~2년 주기로 신제품을 출시하는 업계 관행과 달리 오비맥주는 지난 1년 동안 '프리미어 OB', '프리미어 OB 바이젠', 카스 비츠, 프리미어 OB 둔켈 등 신제품을 4개나 선보였다.

    또 대형 맥주제조회사로는 처음으로 독일 밀맥주 '바이젠'을 국내 시장에 선보이는가 하면 파격 디자인과 새로운 맛의 신개념 맥주 '카스 비츠', 맥주순수령에 따라 만든 국내 첫 흑맥주 '프리미어 OB 둔켈'을 출시했다.

    이 밖에도 영국 에일맥주 '바스(Bass)', '보딩턴', 독일 밀맥주 '프란치스카너(Franziskaner)', 룩셈부르크 맥주 '모젤(Mousel)'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고 '호가든 로제', '호가든 그랑 크루', '호가든 포비든 프루트' 등 호가든의 패밀리 브랜드를 추가로 선보였다.

    다양한 제품군으로 선택의 폭을 넓히고 점점 고급화, 다양화 되는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과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해 오비맥주는 제품혁신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를 해나갈 계획이다. 

    실제 지난 24일에는 오비맥주 이천 양조기술연구소 공간을 2배로 넓히고 분석실험실, 효모실험실, 자가 분석 시스템 등을 첨단시설로 업그레이드했다.

    2014년 이후부터는 품질관리 및 설비 업그레이드 등을 위해 대규모로 투자를 집행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등 지속성장의 토대를 구축하는데 힘쓰고 있다. 

    생산, 물류, 구매 등 전 부문에 최적화(Optimization)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물류팀의 경우 직매장 내 안전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유통선진화 프로그램인 DPO(Distribution Process Optimization)를 도입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현재 오비맥주 4개 직매장인 남양주, 경인, 대구, 광주점이 AB인베브로부터 DPO 인증을 받았다"면서 "DPO인증 이후 사고율이 평균 66% 감소했고 2015년 3월부터는 직매장 내 안전사고 제로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비맥주는 DPO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올해 9개 직매장 인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 ▲ 김도훈 오비맥주 대표이사 사장이 이천공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스킨십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오비맥주
    ▲ 김도훈 오비맥주 대표이사 사장이 이천공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스킨십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오비맥주


    오비맥주는 글로벌 본사 AB인베브의 유무형 자산 활용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7월 선보인 '카스 비츠'의 경우 AB인베브의 글로벌 디자인 플랫폼을 처음 적용해 출시한 제품이다. 독일 밀맥주 '바이젠' 역시 AB인베브의 베테랑 브루마스터들이 직접 개발한 '브루마스터 셀렉션'의 첫 번째 작품이다.

    올해는 글로벌 본사 AB인베브의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해 칵테일 발효주 '믹스테일'을 국내 시장에 선보이는 등 AB인베브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

    또 오비맥주는 AB인베브와 중국유럽국제비즈니스스쿨(CEIBS)이 공동 주관하는 사내 MBA 프로그램 '비즈니스@ABI'를 통해 잠재적인 역량을 갖춘 임직원을 선발해 교육하고 있다. 올 초에는 한국 오비맥주 직원 5명이 참가했다.

    사내 MBA 외에도 AB인베브의 글로벌 인사교류 시스템을 통해 한국 직원이 다른 해외 지사에서 근무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실제로 최근 오비맥주 전산팀 부장은 중국 상하이에 있는 AB인베브 아태지역 본부의 전산 담당 이사로 자리를 옮겨 활동하는 등 오비맥주는 글로벌 진출을 강화하기 위해 인재들의 글로벌 활동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매출 1조4908억원, 영업이익 3862억원, 당기순익 253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인 2014년에 비해 매출은 2.6%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각각 18%, 12% 증가했다.

    지난해 맥주 성수기인 여름 메르스 사태가 터지면서 상반기 실적은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다양한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선보이며 경쟁 주류 업체에 비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그간 도매상을 꽉 잡고 있던 장인수 사장이 퇴임하고 김도훈 사장으로 넘어오면서 영업상 부재는 피할수 없는 과제였다. 그러나 김 대표가 끊임없는 현장 스킨십과 소통을 이어온 결과 지난해 하반기 매출이 상반기에 비해 대폭 개선됐다.

    한편 오비맥주는 올해 자체 국내 브랜드의 수출을 기존 대비 2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맥주 수출이 제조업자개발설계방식(ODM) 위주였다면 올해부터는 '카스'나 'OB'와 같은 오비맥주 주력 브랜드 수출을 2배 이상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우리 고유 맥주브랜드들이 맛의 경쟁력이나 품질 측면에서 글로벌 무대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평가하며 카스와 OB 브랜드 수출 목표를 높게 잡았다"면서 "특히 대표 브랜드인 ‘카스’를 수년 내 아시아 톱 10 브랜드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