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프로판' 덕분에 웃다가도 수송용 '부탄' 생각하면 답답"
  • ▲ E1의 프로판·부탄 저장 시설.ⓒE1
    ▲ E1의 프로판·부탄 저장 시설.ⓒE1


    SK가스와 E1이 상반기에 크게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소리내서 웃지는 못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SK가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2% 증가한 1053억원, E1은 38.59% 증가한 492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두 회사 관계자는 "견조한 실적을 견인한 프로판(propane)에 대한 고마움 만큼 계속해서 줄어드는 부탄(butane) 소비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산업용 프로판과 수송용 부탄을 수입해 유통하는 SK가스와 E1은 국내에서 소비되는 전체 프로판·부탄 중 54% 이상을 공급하고 있고 프로판을 통해 전체 수익의 60%, 부탄을 통해 40%를 벌어들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두 회사의 수익성은 프로판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뤄진 결과로 부탄과는 무관하다. 프로판은 113% 이상 소비가 늘어난 반면 부탄은 5%정도 감소했다. 

  • ▲ ⓒSK가스&E1
    ▲ ⓒSK가스&E1
    프로판은 석유화학 원료로 인기가 높다. 에틸렌(ethylene)을 만드는 원료로 손색이 없는 프로판은 올해 상반기 특히 인기가 좋았다. 비결은 저렴한 가격이다.

    석유화학 원료로 주로 나프타(naphtha)는 지난달 26일 기준 t당 408달러에 거래됐다. 프로판은 t당 285달러다. t당 1071달러로 가격이 좋은 에틸렌 생산으로 돈을 버는 석유화학사들에게는 나프타 보다 프로판의 마진(margin)이 더 크다.

    프로판이 나프타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은 미국의 셰일가스(shale gas) 생산량 증가와 연결돼 있다. 올해 초 배럴당 2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원유(crude oil) 가격이 꾸준히 올라 최근 40~50달러 선에서 머물고 있다. 원유로 만드는 나프타의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하락한 유가로 경쟁력을 잃었던 셰일가스는 유가 상승과 동시에 활기를 되찾아 공급량을 늘렸다. 셰일가스는 메탄(methane)이 80% 정도를 차지하고 20% 정도는 프로판·부탄이다. 셰일가스 생산으로 늘어난 프로판의 생산량이 나프타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만든 것이다.

    프로판 보다 kg당 50원 정도 더 저렴한 가격으로 거래되는 부탄은 주로 수송용으로 사용하는데 정부가 부탄 연료를 사용할 수 있는 차량을 소유하는 것을 택시나 렌터카 등의 사업자나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등 일부 소수에게만 허용하고 있어 소비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올해까지 단 한 번도 소비가 증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