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50명 규모 임원인사 단행사업 재정비, 계열사별 책임경영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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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회장(사진)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은 이후 CJ그룹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오너 부재로 제동이 걸린 각종 사업현안에 실마리를 찾으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지난 12일 50명 규모의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정체된 인사를 해소하고, 새롭게 조직을 추스리는 작업에 착수했다.
 
특이 이재현 회장의 사면 복귀는 대규모 투자를 비롯한 새로운 사업확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CJ는 여러 인수전에 참여하며 사업 확장을 꾀했지만 변변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총수의 부재로 CJ그룹은 그동안 굵직한 사업경쟁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총수의 의사결정이 필요한 투자에서 책임있는 결정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CJ그룹 산하 계열사들은 인수합병에서 밀리며 오너의 부재에 따른 한계를 통감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지난 5월 오랜 기간 협상을 거듭해온 중국 바이오기업 메이화성우의 인수를 포기했고, 그 이전에는 코웨이와 동부익스프레스 등의 인수전에서도 발을 뺀 바 있다. 최근에는 CJ헬로비전이 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M&A)을 추진했으나 정부당국의 불허로 무산됐다. 

이에 따라 CJ그룹은 비전인 '2020 그레이트 CJ'(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영업이익 10조원·해외 매출 비중 70%) 목표 달성을 위해 사업을 재정비하고 계열사별 책임 경영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사업 재정비를 위해 CJ가 선택한 것은 대규모 인사 단행이다. 이재현 회장 사면 이후 첫 인사 조치다.

CJ제일제당 김철하 대표이사를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CJ대한통운 박근태 공동 대표이사를 총괄부사장에서 사장으로 각각 승진시키는 등 그룹내 임원 50명에 대한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계열사 CEO급에서는 CJ E&M 김성수 대표, CJ건설 김춘학 대표가 각각 부사장에서 총괄부사장으로 승진하고,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부문 허민호 대표는 부사장대우에서 부사장으로, CJ푸드빌 정문목 대표는 상무에서 부사장대우로 각각 승진했다.

(주)CJ에서는 신현재 경영총괄이 부사장에서 총괄부사장으로, 김홍기 인사총괄이 부사장대우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밖에 부사장대우 12명, 상무 29명을 포함해 총 50명이 승진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지난 3년간 그룹 위기상황으로 인해 보류한 기존 임원 승진 인사를 확정한 것으로 그룹비전인 '2020 그레이트 CJ' 목표 달성을 위해 사업을 재정비하고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해달라는 의미"라고 뜻을 전했다. 

이재현 회장 특별사면 이후 또 다른 변화는 경영권 승계 여부다. 이재현 회장은 사면을 받아 자유의 몸이 됐지만 건강상태가 좋지 못한 점을 감안해 경영복귀를 준비하면서 경영권 승계도 본격화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해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 전량을 자녀들에게 증여했다. 이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씨가 지주회사인 CJ의 뒤를 이어 두번째로 많은 지분(15.58%)을 보유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는 그룹 내 IT전문회사 CJ시스템즈와 헬스·뷰티 스토어 CJ올리브영이 합병한 회사로, 향후 경영권 승계 작업의 핵심으로 꼽힌다.

재계에서는 오너 일가가 지분을 독점해 상장할 경우 경영승계 자금 마련에도 용이하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CJ올리브네트웍스를 전략적으로 키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CJ그룹이 경영권 승계를 본격화하려면 CJ올리브네트웍스를 키울수 밖에 없다"라며 "자녀들의 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매각해 CJ 지분을 매입하거나 이 회장 지분을 증여받는 형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