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악화·리스크 확대… 시너지효과? '글쎄'늘어난 임직원 부족한 먹거리… 시평순위 역행 우려
  • ▲ 인천 송도 소재 포스코건설 본사. ⓒ포스코건설
    ▲ 인천 송도 소재 포스코건설 본사. ⓒ포스코건설


    올해 초 포스코엔지니어링과 흡수합병한 포스코건설이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10조원대 건설사로 거듭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제는 합병효과가 나타날 지 여부다. 양사 사업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합병 후 역(逆)시너지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건설업 시평순위를 분석한 결과 2010년 삼성물산이 10조2208억원으로 업계 첫 '10조 클럽'에 진입한 이래 현대건설 외에는 허락되지 않았던 '시평액 10조 건설사'에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9조9732억원으로 세 번째 멤버 가입을 목전에 뒀다.

    하지만 브라질 CSP제철소 등 해외 프로젝트 부진으로 10조원 달성은커녕 순위 하락까지 우려된 상황이다. 실제로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매출 5조4961억원을 기록하며 직전년 6조5368억원 보다 15.9% 줄어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영업손실은 1809억원, 순손실은 7629억원으로 모두 직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포스코 측은 건설업 구조조정 일환으로 포스코엔지니어와의 흡수합병 안을 제기했으며 지난해 11월 포스코건설은 이사회를 통해 합병 안이 통과됐다.

    포스코건설 측은 "합병을 통해 주력사업 집중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 지속적인 이익창출과 성장달성, 경영효율성 증대 등 시너지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포스코건설 사업보고서와 포스코엔지니어링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오히려 역시너지가 우려되고 있다.

    포스코엔지니어링 흑자전환으로 영업이익 1293억원을 기록, 손실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516억원에 불과하다.

    문제는 재무상태와 잠재리스크 그리고 향후 먹거리까지 전반적으로 산재해 있다.

    지난해 포스코건설 유동비율은 133.8%로 직전년 164.1%에 비해 30.3%p 줄어들었다. 하지만 포스코엔지니어링의 유동자산 감소(-657억원)와 유동부채 증가(+1504억원)에 따라 유동비율이 126.2%까지 줄어들었다. 감소폭도 통합 포스코건설(-33.9%p)이 더 컸다.

    부채비율도 마찬가지다. 직전년 100.5% 보다 44.4%p 늘어났다. 포스코건설 부채비율은 개별 기준 145.0%에서 포스코엔지니어링과 합산을 하면 164.6%까지 늘어난다.

    또 합병 과정에서 진행된 인적 구조조정으로 590억원 규모 '일회성 비용(퇴직위로금)'도 반영됐다.

    업계 잠재리스크로 지적되는 매출채권 경우 통합 포스코건설은 모두 1조6164억원을 보유하게 된다. 이는 10대 건설사 평균인 1조1866억원을 상화하는 것은 물론, 순위에서도 삼성물산(3조3707억원)과 SK건설(1조9906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시너지가 기대됐던 수주잔고도 우려스럽다. 흡수합병을 통해 덩치는 커졌으나 먹거리는 오히려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 수주잔고는 32조원 규모로 직전년보다 1.13% 소폭 증가했으나 포스코엔지니어링이 같은 기간 15.2% 줄어들면서 통합 포스코건설 잔고는 34억원으로 직전년 보다 0.22% 늘어나는데 머물렀다.

    해외건설 신규수주 경우 합병이 독이 된 케이스다. 포스코건설의 경우 19억달러를 수주, 직전년 15억달러 보다 19.2% 늘어났다. 하지만 포스코엔지니어링이 5억달러에서 3361만달러로 94.2% 쪼그라들면서 통합 포스코건설 해외수주액은 8.41% 감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합병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부채비율이 높아지거나 일회성 비용 등이 반영되기도 한다"면서도 "거시적인 관점에서 볼 때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이지만, 이 경우에는 향후 먹거리까지 줄어들면서 불어난 임직원들의 파이가 줄어들었다. 당분간 (통합)포스코건설의 보완책을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포스코건설 측은 "이번 흡수합병은 시너지를 내려고 한 것인 만큼 단기적으로만 볼 게 아니다. 리스크를 정비하고 새 출발하는 선상에 선 것"이라며 "양질의 수주를 확보하는 등 포스코엔지니어링 강점인 화공부문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