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최저' 유동비율에 미청구공사까지… 유동성 우려 '솔솔'"낮은 부채비율· 풍부한 수주잔액, 유동성 위기 없을 것"
  • ▲ 삼성물산. ⓒ성재용 기자
    ▲ 삼성물산. ⓒ성재용 기자


    직전연도 대비 지난해 두 배 이상 늘어난 매출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삼성물산이 최근 유동성 우려 논란에 휩싸였다. 유동비율이 경쟁사에 비해 낮은데다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그리고 대형건설사 평균을 웃도는 미청구공사액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낮은 부채비율과 넉넉한 먹거리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동성 문제를 거론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반대론도 나오고 있다.

    17일 2016년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삼성물산 유동비율은 94.8%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가장 유동비율이 건전한 현대산업개발(195.1%)과도 100%p 이상 차이가 났다.

    실제로 10대 건설사 경우 평균 129.0%로, 지난해 4분기 빅배스를 단행해 5600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대우건설과 삼성물산만이 두 자릿수 유동비율을 기록했다.

    이는 10대 건설사 평균(4조50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유동부채(9조9000억원)를 안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동부채가 8000억원 이상 줄어들었지만, 소폭 개선(+7.16%p)에 그친 것도 이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다. 삼성물산은 올해 10월 1000억원과 11월 2000억원 총 3000억원의 회사채를 갚아야 한다. 이는 10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상환액이다. 10대 건설사는 올해 평균 1200억원 규모 회사채를 갚아야 한다.

    여기에 미청구공사액(1조3000억원)도 평균(1조원)을 웃돈다. 삼성물산보다 미청구공사액이 많은 곳은 10대 건설사 중 현대건설(2조3000억원)과 GS건설(1조7000억원)이 유일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액이 20조원을 넘는 회사의 회사채가 유동성에 얼마나 영향을 주겠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경쟁사에 비해 낮은 유동비율은 그림자처럼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며 "게다가 이제 막 흑자전환에 성공했기 때문에 유동성에 대한 평가가 보수적인 만큼 미청구공사액과 회사채 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삼성물산 재무 리스크가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부채비율이 낮은데다 먹거리가 풍부하기 때문에 유동성 보강은 시간문제라는 얘기다.

    삼성물산 부채비율은 96.4%로, 현대산업개발(78.7%)에 이어 10대 건설사 중 두 번째로 낮다. 부채총액이 낮은 5개사(포스코건설·현대엔지니어링·롯데건설·SK건설·현대산업개발)의 합(15조원)보다 많은 부채(17조원)을 안고 있지만, 자본 역시 그에 상응해 안정적인 부채비율을 기록 중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0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은 해외수주(51억달러)를 달성했으며 평균(29조원)을 웃도는 수주잔고(31조원) 역시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전년대비 7.43배 늘어난 용지(83억원)도 주택 사업 등을 위한 또 다른 먹거리로 꼽힌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채비율이 낮다는 것은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그만큼 확대될 것이라는 반증"이라며 "게다가 풍부한 먹거리는 안정적인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만큼 일각에서 제기되는 유동성 우려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삼성물산의 이익개선세가 안정적으로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건설 부문에서 올 들어 큰 규모의 해외수주는 없었으나, 그룹 공사 등 수익성 높은 수주잔고 매출화로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건설 부문의 전년대비 흑자전환, 상사 부문 이익 개선 지속, 리조트 부문 손실 축소 등으로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교보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물산이 올 1분기에 매출 6조6849억원, 영업이익 133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