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지난해도 한차례 결렬… 협상에 상당한 시간 걸릴 것"
  • ▲ 미국 UPS사 로고 ⓒ연합뉴스
    ▲ 미국 UPS사 로고 ⓒ연합뉴스



    미국 종합물류기업 UPS의 로젠택배 인수설에 대해 UPS 한국 법인과 로젠택배 양측 모두가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2일 UPS 한국법인과 로젠택배 측은 "인수설에 관해 확인된 바 없으며 해당 내용을 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밝혔다.

    최근 UPS가 로젠택배를 인수하기 위해 대주주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베어링 프라이빗 에쿼티아시아(PEA)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보도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다. UPS는 로젠택배 지분 100%를 2700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라고 알려져 왔다.

    인수설이 제기되자 업계는 글로벌 물류기업인 UPS의 로젠택배 인수가 국내 택배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국내에서 40%대의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CJ대한통운의 독주 체계까지 흔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 같은 업계의 전망에도 현재까지는 UPS의 로젠택배 인수 여부가 뚜렷하지 않아 보인다. UPS가 로젠택배 한국 법인을 제외하고 대주주인 홍콩 사모펀드와 직접 협의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지만 앞선 사례를 비춰보면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초 UPS는 로젠택배를 인수하기 위해 기업실사 등을 진행했지만 대주주 홍콩 베어링PEA 측과 가격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당시 베어링PEA 측은 4000억원대의 금액을 요구했지만 UPS는 3000억원대를 제시했다.

    업계는 당시 양측의 매각 결렬 원인을 로젠택배가 KGB택배 인수과정에서 얻은 재무부담으로 꼽았다. 지난해 5월 베어링 PEA측은 로젠택배를 통해 KGB택배를 인수했고 2013년부터 누적된 KGB택배의 영업 손실은 로젠택배 재무에 영향을 끼쳤다.

    로젠택배가 다른 택배사보다 물류 인프라가 부족해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주장도 있다. 로젠택배는 개별사업자인 택배기사와 화주들을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소비자간 거래(C2C)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로젠택배는 TV홈쇼핑과 같은 대형 화주를 가진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를 주축으로 하는 다른 업체보다 인프라가 부족한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 간 매각 협의가 진행되고 있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앞서 있었던 매각 결렬 사례, 국내 택배시장 포화 등의 상황을 복합적으로 고려하면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