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허리케인 하비, 생산차질 이어져… "아시아 시장 가격 급등"7월 평균 t당 966달러서 8월 1210달러, 9월 1314달러 거래
  • ▲ 석유화학 공장 자료사진.ⓒ뉴데일리
    ▲ 석유화학 공장 자료사진.ⓒ뉴데일리


    에틸렌(ethylene) 가격이 미국 허리케인(hurricane) 하비(Harvey)의 영향으로 급등하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 3분기 실적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미국 텍사스주(The State of Texas) 멕시코 만(Gulf of Mexico)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의 영향으로 미국 현지 에틸렌 생산설비의 61%가 가동중단되면서 아시아 역내 에틸렌 가격이 급등해 3분기 내내 에틸렌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7월 평균 아시아 역내 에틸렌 가격은 t당 966달러였는데 미국에서 허리케인 하비가 발생했던 8월 평균 에틸렌 가격은 t당 1210달러로 한 달 사이에 무려 244달러나 급등했다. 에틸렌 가격 상승세는 9월에도 평균 t당 1314달러를 기록하며 이어갔다.

    전체 에틸렌의 80% 이상을 에탄(ethane)과 부탄(butane) 등 가스(gas) 화학 공정을 통해 생산하고 있는 미국은 허리케인 하비의 영향으로 에탄과 부탄의 생산량의 90%가 감소하며 에틸렌 공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은 에틸렌 생산에 필요한 에탄-부탄 정상 공급부터 각종 세부 공정의 허리케인 하비 이전의 가동 상태로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아직도 더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는 11월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7월부터 9월까지 3분기 내내 에틸렌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4분기의 첫 시작인 10월에도 에틸렌의 글로벌 쇼티지(shortage)가 지속되면서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석유화학 '투톱(two-topper)', LG화학-롯데케미칼이 3분기에 7000~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에틸렌의 원료인 나프타(naphtha) 역시 허리케인 하비의 영향으로 3분기부터 최근까지 상승하고 있지만 다행히도 스프레드(spread, 원료와 제품의 가격 차이)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7월 t당 나프타와 에틸렌의 가격 차이가 536달러였는데 8월에는 745달러, 9월에는 805달러로 꾸준히 늘어났다.

    업계 일각에서는 나프타와 에틸렌의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것이 석유화학사들의 수익성 증대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한다. 실제 지난 1분기 나프타-에틸렌 평균 스프레드가 t당 721달러였던 시기에 석유화학사들이 기록한 영업이익이 평균 스프레드가 t당 646달러였던 2분기 보다 높았다.

    국내 대표 석유화학사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1분기에 2분기 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렸다. LG화학은 석유화학분야에서 1분기에 영업이익 7337억원, 2분기에 6855억원을 기록했고 롯데케미칼은 1분기에 8152억원, 2분기에 6322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에틸렌 가격이 지나치게 올라 에틸렌을 중합해 생산하는 폴리에틸렌(polyethylene) 가격 보다 비싸면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폴리에틸렌 가격이 에틸렌 가격 보다 저렴한 것은 맞지만 허리케인 하비의 영향으로 폴리에틸렌 가격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7월 폴리에틸렌 평균 가격은 t당 1079달러였는데 8월에는 t당 1128달러, 9월에는 t당 1198달러를 기록하며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에틸렌을 폴리에틸렌으로 가공하는 다운스트림(downstream) 비중이 높은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폴리에틸렌의 가격 변동에 대해서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나프타와 에틸렌의 스프레드가 석유화학사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지만 다운스트림으로 이어지는 국내에서는 크게 영향이 없을 수 있다"며 "나프타와 에틸렌의 스프레드도 중요하지만 에틸렌으로 만드는 폴리에틸렌과 에틸렌의 스프레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는 업체는 LG화학(생산능력 220만t), 롯데케미칼(214만t), 여천NCC(195만t), 한화토탈(109만t), SK종합화학(86만t), 대한유화(80만t) 등이다.

    이들 기업들은 생산한 에틸렌을 거의 대부분 국내에서 다운스트림 제품을 생산하는데 사용하고 있으며 폴리에틸렌 생산능력은 LG화학(107만t), 롯데케미칼(105만t), 한화케미칼(79만t), 한화토탈(72만t), 대한유화(53만t), 대림산업(45만t), SK종합화학(39만t) 순이다.

    한화케미칼과 대림산업이 50대50으로 합작한 회사가 여천NCC며 이곳에서 생산된 에틸렌은 한화케미칼과 대림산업이 폴리에틸렌을 생산하는데 사용된다.